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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단편 모아 첫 연작소설집 ‘타워’ 펴낸 배명훈

6개 단편 모아 첫 연작소설집 ‘타워’ 펴낸 배명훈 기사의 사진

647층 마천루에 사는 흠있는 사람들 얘기

647층, 높이 2408m, 바닥의 가로 세로가 각각 5㎞에 달하는, 50만명이 살고 있는 지상 최대의 마천루 '빈스토크'(beanstalk). 동화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거대한 콩줄기에서 이름을 따온 이 초대형 건물은 인간의 헛된 탐욕을 상징하는 바벨탑을 연상시킨다. 빈스토크는 완공 6년 만에 역사상 타워 도시국가로서는 처음으로 대내외적인 주권을 인정받는다. 독자적인 군대도 보유하고 있고, 자체 화폐도 갖고 있다.

장르문학 전문잡지나 웹진 등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소설가 배명훈(31·사진)의 첫 연작소설집 '타워'(오멜라스)는 빈스토크라는 허구의 국가에서 다양한 군상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다룬 6편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옴니버스 소설이다.

'동원 박사 세 사람-개를 포함한 경우'는 전자 태그를 부착한 35년산 양주 몇 박스를 상류사회에 유통시킨 후 이동 경로를 추적해 권력 분포지도를 그려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연예찬'에서는 현실참여 성격이 강한 글을 써 왔지만 국가 권력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대자연을 예찬하는 자연주의로 선회한 작가 'K'를 비꼰다. '타클라마칸 배달 사고'는 적의 미사일에 격추돼 사막에 추락했지만 국가권력의 외면으로 죽어가고 있는 비정규직 비행기 조종사를 수십만, 수백만명의 개인들이 협력해 구조하는 이야기이다.

공상과학소설(SF)의 요소가 많이 담겨 있지만 이 소설은 통상적인 SF와는 다르다. 소재는 문명의 발달이 가져올 먼 미래의 있을 법한 상황들에서 가져왔지만 소설은 비열하고 냉혹한 권력 관계와 개인의 보신주의, 국가 권력의 비인간적인 통제 등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우회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TV에서 초고층 건물 공사 장면들을 보다가 빈스토크라는 가상의 공간을 떠올리게 됐다"며 "'타워'는 문명비판의 메시지도 담겨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대안과 해답을 찾아 나가는 '흠이 있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려 내려한 소설이다"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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