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분노를 타고… 워싱턴 아웃사이더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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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의 민심을 가른 건 미국 경제를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불안심리였다. CNN이 9일(현지시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투표를 마친 사람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75%가 ‘경제가 걱정’이라고 응답했다. 지지 정당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이는 연방정부와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아웃사이더들의 돌풍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경기침체와 불평등이 아웃사이더 돌풍 배경=공화당의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이런 민심을 정확히 읽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승리가 굳어지자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들을 차단하기 위해 장벽을 세우고,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는 무역협상을 다시 할 것이며, 미국을 전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직난과 중산층 붕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를 대변한 것이다.

CNN 설문조사 결과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참가한 투표자 중 절반은 기존 정치권 출신이 아닌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화당과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연방정부에 대한 분노(90%) 다음으로 높았다. 트럼프로서는 고무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는 비록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2위로 주저앉았지만 여전히 전국적인 지지율 순위에서는 여유 있는 1위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의원 역시 자신의 승인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민주당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참가한 투표자들은 일자리와 임금 불평등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다. 샌더스 의원은 자신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9개월 전 선거캠페인에 나설 때만 해도 돈도, 조직도 없었다”며 “그러나 월가와 워싱턴 정치에 경고하기 위해 투표소로 쏟아져 나온 유권자들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이 나라는 한 줌의 ‘슈퍼팩(SuperPAC: 무제한정치후원금모집기구)’ 기부자들의 나라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례 없는 치열한 경선 예고 속 복잡해진 2위 싸움=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모두 치른 상황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정당에서도 압도적인 1위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향후 경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이날 패배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클린턴에게는 2008년 경선 때 비록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내줬지만 당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는 이긴 추억이 있다. 그는 당시보다 유리한 국면에서 두 번째 대권도전에 나섰지만 승리의 땅 뉴햄프셔에서 무명의 정치인이자 외부인사인 샌더스 의원에게 큰 차이로 지는 바람에 체면을 구겼다. 비록 개표 초반 일찌감치 자신의 패배가 굳어지자 샌더스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건네는 여유를 보였지만, 굳은 표정이 역력했다. 다만 샌더스 지지자들 중 여전히 클린턴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반전의 희망을 찾고 있다.

공화당의 2위 싸움은 더욱 복잡해졌다. 전국적인 지지율 순위에서 하위권에 머물던 존 케이식 주지사가 깜짝 2위로 올라서면서 트럼프의 대항마 자리를 놓고 벌이는 나머지 주자들 간 경쟁은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간신히 두 자릿수 득표율을 올리면서 3위에 그쳐 아이오와의 승리가 빛을 바랬다. 아이오와에서 선두권 주자 반열에 올랐던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에 이은 5위로 처졌다. 지난 6일 실시된 TV토론에서 앵무새처럼 반복한 연설이 도마에 오르면서 ‘국가지도자가 되기에는 경륜이 부족하다’는 이미지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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