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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괭이부리말 아랫말 갓말 등의 ‘말’은‘마을’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괭이부리말 아랫말 갓말 등의 ‘말’은‘마을’ 기사의 사진
‘괭이부리말 아이들’. 10여년 전 독서 권장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돼 알려진 김중미의 소설 제목입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아이들 이야기가 사람들의 가슴을 촉촉이 적셨습니다.

서울에서 전철 1호선을 타고 서쪽으로 가다보면 종점인 인천역 못 미쳐 오른쪽에 ‘만석동(萬石洞)’이 있습니다. 강화도와 김포 사이 염하강과 한강 뱃길로 한양으로 싣고 가기 전 세곡(稅穀, 나라에 조세로 바치는 곡식)을 많이(萬石) 쌓아두던 창고가 있어 이름을 얻었답니다. 일제 강점기 일대 바다가 메워지기 전에는 묘도(猫島)라는 작은 섬이 앞에 있었다지요. 고양이를 닮아 ‘괭이섬’으로도 불렸는데, 괭이부리말이 나온 연유입니다. ‘말’은 아랫말, 노루말 등처럼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의 준말입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숨겨놓은 게 아니냐며 떠들썩한 곳이 있지요. ‘삭간몰’. 미국 사람들이 ‘Sakkanmol’로 적은 것을 읽히는 대로 ‘삭간몰’이라고 정부가 발표한 것입니다. 이 ‘몰’은 북녘에서 마을을 이르는 위 ‘말’과 같은 뜻으로 쓰입니다. 그쪽에서 확인해주지 않고 그럴 리도 없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삿갓몰(마을)’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삿갓 모양 바위가 있거나 지형이 삿갓을 닮았대서 붙은 지명은 흔합니다. 입동(笠洞)이라고도 하는 갓말, 갓골 같은 게 그것이지요.

내 맘대로 북녘 땅 어디든 갈 수 있는 날이 오면 맨 먼저 그 ‘삿갓몰’을 찾아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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