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마찬가지’는 ‘마치 한가지’가 합쳐진 말


“마치 도통한 사람처럼 말하네.”

‘마치’는 흔히 ‘처럼’ ‘듯(이)’ 따위가 붙은 단어나 ‘같다’ ‘양하다’ 따위와 함께 쓰이는데, ‘거의 비슷하게’라는 말입니다. 한글 반포 10여년 후 나온 ‘월인석보’에도 보이는 오래된 우리말입니다.

‘꼴이 흡사 귀신 같다’처럼 쓰이며 거의 똑같을 정도로 비슷하다는 의미의 흡사(恰似)와 견줘볼 수 있겠습니다. 흡사는 ‘대개 아들은 얼굴 윤곽 등 이미지가 아버지와 흡사하다’처럼 형용사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 집 형제들은 한가지로 착한 데다가 잘생겼더라.” ‘한가지’는 형태나 성질, 동작 등이 서로 같은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주객 없이 한가지로 술에 취해 떠들고 있었다’처럼 쓰입니다.

이 ‘한’은 ‘같은’의 뜻을 가진 말인데, ‘그 학교에선 1학년과 2학년이 한 교실에서 공부한다’ ‘우리는 한 이불을 덮고 잔다’의 한도 같은 쓰임이지요. 종류가 하나라는 의미의 ‘한 가지’와는 다른 말입니다. ‘모두 한통(속)으로 놀아나다’처럼 같은 뜻으로 모여 한패를 이룬 무리라는 말 ‘한통(속)’의 ‘한’도, ‘한마음 한뜻’의 ‘한’도 한가지입니다.

마치와 한가지가 모여 된 말이 있는데, 사물의 모양이나 일의 형편이 서로 같음을 나타내는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한가지’이지요. 매한가지, 매일반도 같은 뜻인데 ‘내가 보기엔 때린 놈이나 맞은 놈이나 마찬가지(매한가지, 매일반)다’처럼 씁니다.

뿌연 날들이지만 고맙게도 다시 찾아와준 봄바람에 삐죽빼죽 새싹 돋고, 벙긋벙긋 꽃망울 터집니다. 춘정에 달뜨는 마음은 노소(老少)가 한가지일 테지요.

어문팀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