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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아교풀로 딱 달라붙은 듯 꿈쩍 않는 ‘교착(膠着)’


‘이기적인 정치행태들로 인해 민생입법 등 본연의 국회 기능이 교착상태가 되면서 애먼 국민만 피해를 본다.’ 교착(膠着)은 딱 달라붙어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상태가 변화, 진전 없이 그대로 머물러 있다는 말로 쓰이지요. 요즘 정략 아래 엉뚱한 일을 일삼는 의원들 때문에 국회 기능이 멈춰 교착상태가 된 것 같습니다.

膠는 갖풀, 즉 가죽을 고아 굳힌 끈끈한 풀을 이르는 글자입니다. 나무 같은 걸 붙이는 데 쓰였지요. 짐승의 가죽이나 힘줄, 뼈 같은 걸 오래 고아 굳히면 끈끈한 물질이 남는데 이게 아교(阿膠)입니다. 달라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을 만큼 접착력이 좋다지요. ‘갖’은 예전에 가죽신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을 이르던 ‘갖바치’에서 보듯 가죽을 이르는 말입니다. 着도 떨어지지 않게 붙이거나 다는 부착(附着 付着), ‘정경 유착’처럼 사물들이 서로 깊은 관계를 가지고 결합해 있는 유착(癒着)에 등에 쓰인 것에서 보듯 달라붙는다는 뜻의 글자입니다. 최근 강남 술집에서 자행된 악행들은 감독·단속을 하는 측과 그 대상인 측이 부정한 의도로 붙어 있어서 생겼다고 해도 되겠는데, 유착의 나쁜 예입니다.

‘답보(踏步)’. 어떤 상태가 나아가지 못하고 한곳에 머무른다는 뜻입니다. 제자리걸음이지요. 답보도 현 상태에 그냥 머물러 있다는 뜻에서 교착과 비슷한 말이라 하겠습니다.

붙였다 뗐다 하는 ‘찍찍이’. ‘벨크로’라고 하는 이 기막힌 발명품은 70여년 전 메스트랄이라는 스위스인이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 풀씨 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생긴 데 착안해 만들었다지요. 이런 고마운 교착, 유착도 있는데….

어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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