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상원으로… 공화 “탄핵, 바이든 취임 전 결론 안 낸다”

최초 ‘하원서 두 차례 탄핵’ 불명예
찬성 232표… 공화당서 10석 가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투표 결과를 승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하원이 통과시킨 트럼프 탄핵안에 서명하기 전 “오늘 하원은 누구도, 미국의 대통령조차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초당적인 방식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미국 하원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가결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하원에서 두 차례 탄핵이 발의된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트럼프 탄핵은 상원 표결로 최종 확정된다. 상원에서 공화당이 탄핵에 찬성할 것인지는 여전히 예측이 어렵다. 다만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이전에 상원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탄핵이라는 거대한 숙제를 안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은 이날 트럼프 탄핵소추안에 대해 투표를 실시하고 가결 기준인 과반을 넘는 232표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반대는 197표, 기권은 4표가 나왔다. 민주당 222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 211명 중 10명이 여기에 가세했다.

앞서 하원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부추긴 책임이 있다며 내란 선동 혐의로 탄핵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투표 실시 전 “의원들과 미국은 의회의사당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정당하게 기재된 미국인들의 뜻(대선 결과)을 뒤집으려 했던 내란을 경험했다”면서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겨냥했던 이 무장반란을 선동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공은 상원으로 넘어갔다. 상원에서 전체 의석 100석 중 3분의 2가 찬성하면 트럼프 탄핵은 최종 확정된다. 미 하원은 2019년 12월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탄핵안을 통과시켰지만 공화당이 상원에서 이를 부결시켰다.

하지만 이번엔 공화당 기류가 다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하원 탄핵 투표에서 공화당 이탈표가 10명이나 나온 것은 의미심장한 변화다. 트럼프가 탄핵될 경우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하는 길도 막힐 수 있기 때문에 공화당 내 잠룡들이 탄핵 찬성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 공화당 지지자들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만큼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규칙과 절차, 그리고 상원의 전례에 비춰볼 때 공정하고 엄격한 (탄핵) 심판이 다음 주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전에 결론이 날 가능성은 그야말로 없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바이든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전에 상원 긴급회의를 소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이는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전날인 19일까지 상원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초반기가 트럼프 탄핵 이슈로 잠식될 가능성도 커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하원 가결 후 발표한 성명에서 상원이 탄핵안 처리와 내각 인준, 경제 회복 등 다른 국정 현안을 동시에 처리할 방법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데 대해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백악관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나는 분명하게 지난주 있었던 (의사당 난입) 폭력을 규탄한다”며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은 절대적으로 미국에서, 그 어떤 순간에도 있어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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