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기후협약·WHO 복귀”… 첫 행정명령은 ‘트럼프 지우기’

취임 5시간 만에 정책 17건 조치
미 우선주의 탈피 국제사회 합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마친 뒤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취임 첫 날이지만 책상 위에 서명할 행정명령 문서가 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식이 끝난 뒤 백악관에서 파리기후협약 복귀와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날이지만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서 “즉시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의 입법 없이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인 행정명령을 활용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정책들을 즉각적으로 폐기했다. 취임 5시간 만에 백악관에서 15건의 행정조치와 2건의 기관 조처 등 모두 17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날 재빠르게 트럼프가 남긴 유산들을 해체시키는 조치들을 취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량을 합의한 파리기후협약이 미국에 불이익을 준다면서 2017년 6월 탈퇴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WHO 탈퇴 절차를 중단시킬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WHO가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면서 탈퇴를 선언했지만 실제 탈퇴까지는 1년이 걸려 아직 탈퇴가 완료된 상태는 아니다.

파리기후협약과 WHO에 복귀하는 것은 미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서 벗어나 국제 합의와 국제기구에 복귀했음을 의미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인 기후 위기와 코로나19 극복에 미국의 힘과 리더십이 다시 작동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의 상징이었던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도 중지시켰다. 또 캐나다산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는 ‘키스톤XL’ 송유관 사업에 대한 허가도 철회했다. 이 사업은 환경파괴 논란에 시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슬람권의 일부 국가들에 대해 취했던 입국금지 조치도 폐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연방정부의 권한이 미치는 구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에도 사인했다. 세입자 보호를 위해 퇴거 조치 유예와 연방 학자금 대출 이자 유예 등이 포함된 행정명령도 발효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업무를 행정명령 서명으로 택한 것은 임기 초반부터 국정 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코로나19, 기후, 인종 평등, 경제, 보건, 이민, 미국의 국제 지위 회복 등 7개 항목을 국정 우선과제로 제시했다.

바이든은 이날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 46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맹세한다”며 통합을 호소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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