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벨트’ 인구 증가… 출산율·이민정책 美 정치지형 흔든다

민주당 우위 ‘러스트벨트’는 줄어
주별 연방하원 의석수 7석 변동 요인
美 10년간 7.4% 증가 3억3000만명


인구 변화가 미국의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공화당 강세인 남부 ‘선벨트’ 지역 인구가 증가해 선거인단 규모마저 달라지게 됐다. 미 언론은 “미국의 정치권력이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출산율과 이민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주별 인구 변화는 이제 막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내년 있을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 지형이 공화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인구조사국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인구가 3억3145만명으로 10년 전 조사 때보다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인구수는 대선 선거인단 규모와 하원 의석 배정을 결정한다.

외신들 분석에 따르면 텍사스주가 하원 2석을 추가 확보하게 된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몬태나, 오리건 등 5개 주는 1석이 증가한다. 특히 텍사스는 1980년까지 26석에 불과했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해 현재 40석까지 늘어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텍사스가 승자 중 승자”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의석수가 늘어난 6개 지역 중 4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뉴욕,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니아 등 7개 주는 하원 의석 1석씩을 빼앗기게 됐다. 민주당 강세인 캘리포니아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캘리포니아 인구 증가율은 6.1%로 지난 100년 동안 가장 적은 수치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뉴욕은 불과 89명 차이로 의석 1석을 잃게 됐다. 더힐은 “뉴욕에서 지난해 인구조사 날까지 코로나19로 약 2000명이 숨졌다. 의석을 잃게 된 수치보다 훨씬 많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공화당 강세인 남부 선벨트 인구 증가율이 민주당 우위인 북부 러스트벨트보다 높아 주별 분포가 공화당에 유리하게 재편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대선이 새로운 선거인단 숫자로 재개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306표가 아닌 303표를 얻게 됐을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각 주는 올 연말부터 인구 총조사 결과를 반영해 선거구 획정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치른다.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이 내년 선거 대상이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나눠 갖고 있고, 하원은 민주당이 6석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의석수가 늘어나는 7개 주 가운데 5곳에서 공화당이 선거구 획정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데 있다. WP는 “인구 이동이 민주당의 장기적 도전 과제”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인구는 10년 전보다 2270만여명 늘었다. 인구수는 늘었지만 증가율은 1980년 11.5%, 1990년 9.8%, 2000년 13.2%, 2010년 9.7%에서 7.4%로 감소했다. 이는 1790년 정부가 10년 단위 집계를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느린 속도의 증가율이다.

NYT는 “이민자 유입 감소와 저출산은 미국이 상당히 낮은 인구 증가의 시대에 접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WP는 “미국은 강력한 이민 없이는 점점 더 일본, 독일, 이탈리아처럼 출산과 신규 유입이 인구 고령화를 따라잡을 수 없는 나라처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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