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회복지실천은 복음과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

태화복지재단 창립 100주년 섬김의 역사와 미래를 말하다

국민일보가 지령 1만호를 맞아 올해로 창립 100주년 된 태화복지재단(태화) 이철 대표이사와 김혜선 이사, 이덕주 전 감리교신학대 교수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태화 그레이트하모니홀에서 ‘섬김으로 평화를-태화 100년, 그 역사와 정신’을 주제로 대담했다. 이 대표이사는 “지령 1만호를 맞이한 국민일보와 창립 100주년 된 태화가 한자리에 모여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건 분명 하나님의 섭리”라며 “국내 유일 기독 일간지 국민일보와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복지시설인 태화가 함께 미래를 열어가자”고 말했다.

이철 태화복지재단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태화복지재단 그레이트하모니홀에서 태화가 걸어온 100년 역사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전 교수, 이 대표이사, 김혜선 태화 이사. 강민석 선임기자

-태화의 역사적 의미가 궁금하다.

이 대표이사=태화 본부가 있는 태화빌딩은 3·1운동 진원지였던 태화관 위에 세워졌다. 미국 감리교가 해외 선교 100주년을 기념해 1919년 전국적인 모금을 통해 마련한 종잣돈으로 1921년 4월 4일 마이어스 선교사가 태화여자관을 설립했다. 태화여자관은 태화의 뿌리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풍파 속에서도 태화가 10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모두 에벤에셀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태화(泰和)는 ‘큰 평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를 심고 가꾸며 열매 맺게 하려고 세우신 곳이라는 걸 다시 한번 고백하게 된다.

이 교수=태화 100년의 역사는 사회복지를 통해 온전하고 완벽한 하나님의 평화가 이 땅 사람들 가운데 임하길 바랐던 노정과도 같다. 태화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 힘이 있거나 없거나 모두가 어울리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성경 속 예언자들이 꿈꿨던 서로 해함도 상함도 없는 평화 공동체를 만들고자 노력한 게 태화였다. 100년 동안 태화는 교회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구석구석까지 영향력을 확대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돌봤다. 태화여자관은 3·1운동의 정신적 가치였던 자유와 해방, 양심과 정의, 평등과 평화의 개념을 계승해 교회와 민족, 지역사회 속에서 그 가치를 구현했다. 여전히 그 사역을 잇고 있다. 이렇듯 태화는 사회와 교회를 연결하는 열린 공간이다.

태화복지재단이 세운 ‘3·1운동 100주년 기념비’ 앞에서 대담 참석자들이 대화하는 모습. 강민석 선임기자

-첫 출발부터 여성을 위해 활동한 게 흥미롭다.

김 이사=태화여자관은 설립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외됐던 여성을 비롯해 아동을 돌봤다. 동시에 복음을 전했다. 당시 경성에서 제일가던 요릿집으로 여성이 억압받고 착취당하던 태화관 터에서 여성을 가르치며 복음을 전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태화가 100년 동안 했던 사역이 궁금하다.

이 대표이사=태화여자관이 현재의 태화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원 활동을 주목해야 한다. 정신장애에 대한 인식이나 사회복지 서비스가 없던 시절부터 정신건강상담실을 운영하는 등 역량을 투입해 왔다. 1985년 정신장애인을 위한 ‘샘솟는집’(태화샘솟는집) 사역을 시작했다. 이 일은 우리나라 정신보건법 제정에 밑거름이 됐다. 태화샘솟는집은 1995년 정신보건법이 통과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로 인정받았다.

-태화여자관이 지금의 태화로 전환되는 과정은 어땠나.

이 교수=6·25전쟁 후 복지의 중요성이 커졌다. 감리교회 안에는 지방마다 복지사업을 하는 사회관이 있었다. 더욱 효과적인 사업을 위해 58년 ‘감리교사회관연합회’가 조직됐다. 이듬해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관연합회’가 정식 창립됐다. 80년 11월에는 ‘사회복지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사업유지재단’이란 이름으로 보건사회부(보건복지부)로부터 법인등록 허가를 받았다. 이런 역량이 태화로 모인 것이다. 오랜 시간을 거쳤지만 태화는 감리교 내 사회관들과 연합하면서 한국 감리교회의 대표적인 사회복지 기관으로 정통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해외사업도 하는 거로 알고 있는데.

김 이사=그렇다. 2007년 10월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협력해 ‘모로코 티플렛 마을 시민의 집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2009년 11월에는 캄보디아 바탐방에 ‘바탐방 태화지역복지센터’를 개관했다. 16명의 회원과 4명의 직원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에는 회원만 2만3200여명에 26명의 직원이 일하는 복지센터로 성장했다.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시작한 ‘비엔티안 태화지역복지센터’는 2011년부터 인근 6개 마을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마을의 공무원과 주민에게 지역개발을 위한 교육을 하며 발전을 이끌고 있으며, 마을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100년 전 마이어스 선교사가 심은 씨앗을 키운 뒤 제3세계 국가의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다시 씨앗을 심는 셈이다.

-태화의 사명이 지닌 생명력은 뭔가.

이 교수=태화는 복음과 사회를 연결하는 다리였다. 초창기부터 태화의 모든 섬김은 복음의 실천과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맞춰졌다. 태화의 정신은 언제나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고 그 뜻을 계승해 나가는 데 있다. 우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기독교 재단이다.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언급한 국제 기독교계의 1974년 로잔선언보다 반세기가량 앞서 태화는 이미 기독교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고 있다. 이처럼 귀중한 태화의 생명력을 앞으로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태화의 발자취를 담아내고 알리는 역사 공간이 마련되면 좋겠다. 그 공간에 3·1운동 유적지와 한국 근대복지의 시작, 복음과 민족의 만남을 알리는 전시를 하길 바란다.

-태화의 새로운 100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이 대표이사=지난해 ‘태화 비전 2025’를 수립하고 ‘다시 도약하는 태화’ ‘복지사회를 이끄는 태화 공동체’라는 목표를 정했으며 심정식 사무총장을 선임했다. 창립 100주년을 맞아 ‘세상의 빛, 태화 100년’이라는 주제와 마태복음 5장 14~16절 말씀을 따라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태화의 핵심 가치인 기독교 사회복지실천과 정신건강 사업을 연결해 태화만의 핵심사업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상이 무너지고 있다. 기독교 가치는 약해지고 여러 문제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태화가 있어야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구슬땀을 흘리겠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로 태화를 인도하시리라 믿는다.

-창립 100주년을 맞아 교회와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 대표이사=태화는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인류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교회는 공동의 선을 추구하기 위해 애쓰는 믿음의 공동체다. 이는 태화의 사업이 가진 의미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태화가 하나님의 귀한 사명을 능히 감당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믿음과 행함의 조화를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섬김이다. 이웃을 향한 섬김 위에 선교가 이뤄진다. 태화가 걸어온 봉사와 섬김의 여정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이 시대에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태화의 정신이 교회의 갱신과 영적 각성에 특별한 의미를 준다고 믿는다. 그동안 태화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물심양면의 사랑을 주신 교회와 기관, 후원자, 자원봉사자들께 감사드린다.

정리=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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