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만호-특별대담] “교계, 복음으로 하나돼 사회의 화해자 역할 다해야”

[국민문화재단 공동 이사장 박종화 원로목사·이영훈 목사]

코로나19 2년 차를 맞은 지금,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이 보다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맡겨진 소명을 다하느라 마치 광야와 같은 길을 걷는 듯하다. 하지만 성경 속 광야는 시험과 고난의 장소인 동시에 하나님의 인도와 사랑이 나타난 장소였다. 국민일보 지령 1만호를 맞아 박종화(76·경동교회 원로·왼쪽 사진) 이영훈(67·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만났다. 국민문화재단 공동이사장인 두 목사로부터 한국교회와 국민일보에 깃든 하나님의 소망을 들었다.


사회=정진영 종교국장

-한국교회와 한국 현대 교회사에서 국민일보가 갖는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박 목사=국민일보는 일간지로서의 사명과 기독교적인 사명을 같이 갖고 있다. ‘인간’ ‘진실’ ‘사랑’이란 국민일보의 사시가 그 정신을 잘 말해준다. 1만호를 발행하는 지금 이때 이 정신이 살아있고, 또 살아있게 해야 한다. 사실 보도에서 나아가 사실 배후에, 사실 그 깊은 곳에 있는 ‘진실’도 볼 줄 알아야 한다. 진실 보도는 사랑을 전제로 한다. ‘인간’ ‘사랑’ ‘진실’로 국민에게 봉사하며 나가야 한다. 미국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말씀처럼 기독교는 세상의 흐름을 전하는 온도계의 역할에 그쳐선 안 되고, 세상을 하나님 나라의 말씀으로 변화시키는 온도조절기 역할을 해야 한다. 국민일보도 사실 보도기관으로서 세상의 온도를 정확히 보도하는 동시에 세상을 하나님의 정신으로 바꾸고 개혁하는 온도조절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 목사=개화기 선교사들의 교육 의료 문화 사업이 한국사회 미래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를 다시 민족에 일깨워줘야 한다. 국민일보의 정체성은 1000만 기독교인의 대변인이란 점과 동시에 기독교의 근본인 사랑으로 진실에 접근해 민족이 나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에 있다.

-국민일보가 성장하기까지 기도와 헌신으로 도와주셨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이 목사=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통일교가 일간지를 만든다는 것에 대응해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께서 교계의 요청을 받아 시작한 국민일보다. 성도들이 조 목사님의 꿈에 동참하고 희생한 결과 지금과 같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분신 같은 신문으로 우뚝 서게 돼 감사하다. 바라기는 한국의 모든 교단 목사님들께 빠짐없이 보급돼 그들이 아침마다 펼쳐보는 신문이 됐으면 한다.

-국민일보가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보도해야 할까.

△박 목사=기독교 정론지로서의 태생과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 언론사가 많은데 왜 하필 국민일보냐 하는 것에 대한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전 교인에게 신앙과 더불어 사회 속에서 어떻게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삶을 제대로 살아갈지에 대한 지혜를 줘야 한다.

△이 목사=따뜻한 사랑 그리고 꿈과 희망을 담아 사람들에게 전해야 한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세상에 아직 꿈과 희망이 있단 걸 글과 예화로 보여줬으면 좋겠다.

-포스트코로나를 맞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선교와 목회 방향을 제시한다면.

△박 목사=한국 땅에 들어온 기독교가 근대화를 끝내고 이제 다시 시작하려 한다. 교계가 그동안 자기 세력화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이젠 복음으로 한국 땅에 다시 성육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그저 기독교인이 많아지는 것보다 그들의 신앙으로 인해 사회가 밝아지는 것이다. 코로나19를 지나며 사회는 교회에 삶의 현장에서 사제처럼 본보기를 보일 것을 요구한다. 사회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해야 기독교가 산다.

△이 목사=코로나19로 멈춘 지난 시간이 오히려 본질로 돌아가는, 자아 성찰하며 진정한 회개를 통해 변화하고 거듭나야 됨을 느낀 시간이 됐다. 신천지가 벌여 놓은 일을 한국교회가 왜 뒤집어썼나 생각해 보면 한국교회가 초창기 수행했던 민족종교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데 있다. 끊임없는 분열과 대립, 물량주의와 교권주의에 빠져 영적 지도력을 잃었다. 자기반성을 통해 한국교회의 초기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사회 내 모든 변화의 최전방에 기독교인이 바로 서서 사랑 실천뿐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 빈부격차를 극복할 ‘사랑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교회 내 교권 투쟁, 교단 우선주의에 대한 지적과 교회가 하나 됨에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질책을 듣고 있다.

△박 목사=교계는 주님의 몸 된 교회라고 하면서 서로 주님의 몸을 찢고 있다. 회개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좌우 갈등을 화해시키고, 서로 만나 대화하게 만드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국민일보도 좌우 이념이 아닌 기독교 복음에 근거해 중심을 잡아야 한다. 국민일보가 사회의 양극단을 만나게 해 중재하는 만남의 장소, 화해자의 역할을 감당했으면 한다.

△이 목사=한국교회의 병폐인 교권주의, 자리 다툼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하나 될 수 있도록 국민일보가 엄하게 질책했으면 한다. 박 목사님 말씀처럼 공론의 장, 통합의 장을 국민일보가 만들어 달라.

-분열과 양극화 사회 속 한국교회가 제시할 해법은.

△이 목사=예수님이야말로 진보와 보수를 총망라하신 분이시다. 이념을 뛰어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다’란 새로운 신앙의 틀을 만들어 이끌고 나가야 한다. 성경으로 돌아가 성령 안에서 하나 됨을 이루는 것이 기독교가 할 일이자 나아갈 방향이다. 한국 기독교는 한국의 역사와 같이했다. 국민과 함께 독립운동하고 독재 정권에 맞서왔다. 그 결과 한국화된 기독교를 만들었다. 한국교회가 그런 화합과 통합의 정신을 이어 하나 됨의 역사를 보여주면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힘이 될 것이다.

-다음세대와 생태·환경을 향한 교회의 역할은.

△박 목사=노인세대에게는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는 교육을 하고, 청년세대에겐 스스로 성서를 파고들도록 이끌어야 한다. 청년들 스스로 신학자가 돼 성경을 읽고 세상에 문제를 제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요즘 경제계 최대 쟁점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운동이다. 교회가 이를 기독교화해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지키며 사회적 나눔을 심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교회의 구조 문제도 어떻게 개혁해 새로운 민주질서를 만들지를 놓고 기성세대와 다음세대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 목사=교회가 어떻게 다음세대를 포용해야 그들이 기독교 신앙을 갖고 사회 속으로 파고들어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지가 중요해진 시대다. 환경 문제도 하나님께선 요한복음 13장의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란 구절을 통해 인간뿐 아니라 자연도 사랑하신다며 그를 보호하란 사명을 주셨단 걸 상기해야 한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기독교인은 어떤 기준으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나.

△박 목사=무엇보다 목사님들이 특정 정치인을 따라 줄 서지 않았으면 한다.

△이 목사=한국이 원하는 지도자는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분이 아닐까 한다. 다음으론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줄 지도자다. 또 한국이 세계적인 지도력을 가진 위치로 가려면 기독교 정신을 수용할 수 있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박종화(왼쪽·경동교회 원로)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대담을 마친 후,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뜻에서 백두산 천지의 사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교회 희망이 있나. 한국교회와 성도들께 한 말씀 해달라.

△박 목사=코로나19를 지나며 한국은 방역 성과 등으로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동북아시아를 넘어 세계 선진에 우뚝 섰다. 중국과 일본보다 기독교가 강한 나라란 점도 주목받았다. 이는 모두 문화와 방역뿐 아니라 기독교 정신과 복음에서도 선두주자가 되란 하나님의 뜻이다.

△이 목사=우리나라 첫 국회도 기도로 시작했고, 1970~80년대 경제부흥과 민주화를 위해 싸운 중심 세력도 기독교였다. 그만큼 한국교회는 곧 희망이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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