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황모(27)씨는 매일 1만보씩 걷는다. 최근 1만보를 걸으면 100원을 적립해주는 애플리케이션에 빠졌기 때문이다. 주말에 하루종일 누워있다가도 1만보만 걷자는 생각으로 공원으로 향한다. 그렇게 모은 돈이 벌써 6000원이다. 황씨는 “처음 친구가 추천해줬을 땐 하루 100원이면 푼돈이라고 생각했다”며 “겸사겸사 운동도 하게 되고 한달에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잔 정도는 벌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앱을 통해 재테크하는 ‘앱테크’가 유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결제시 포인트 적립 등의 형태였다면 이제는 미션을 수행하거나 광고를 시청하는 등의 리워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앱테크가 대세다. 비교적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미션을 통해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고, 확실한 보상까지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5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에 따르면 지난 5월 직장인 1000명 중 39.2%가 앱테크로 재테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적금 가입(77.8%), 주식 투자(59.8%)에 이어 세번째다. 펀드·ETF(25.9%), 부동산(18.8%), 가상화폐(18.5%)보다도 많았다. 특히 연령별 앱테크 응답자를 살펴보면 20대 46.4%, 30대 50%, 40대 35.2%, 50대 25.2%로 2030세대의 경우 2명 중 1명은 앱테크를 이용하고 있다.

앱테크의 종류는 다양하다. 영수증만 잘 모아도 돈이 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마이플레이스는 가게를 방문한 뒤 영수증 인증 사진을 첨부하고 후기를 남기면 포인트로 보상하는 ‘영수증 리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첫 방문한 가게라면 50원, 재방문이라면 10원을 지급한다. 2019년 11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리뷰 1억4000만건에, 일평균 영수증 제출수 65만장을 기록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의 ‘브이리뷰어’는 자신이 필요한 제품을 구매한 뒤 동영상 리뷰를 올리기만 하면 수익 창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다. 직접 올린 동영상 리뷰를 통해 제품이 판매될 경우 판매에 기여한 만큼 일정 부분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현재 베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리뷰어를 모집 중으로, 선정된 리뷰어는 베타 서비스 기간 동안 최대 7%까지 적립 리워드를 제공받는다.

물만 잘 마셔도 돈이 되는 앱도 있다. 카카오 에듀테크 계열사 야나두는 동기부여 플랫폼 ‘유캔두’를 선보였다. 외국어 공부부터 건강, 독서, 취미, 다이어트 등 자기개발과 관련된 전 분야에 걸쳐 이용자의 목표 달성을 돕는다. 하루 1번 하늘 보기, 3줄 일기 쓰기, 매일 스트레칭하기, 2주간 뽀송한 피부를 위한 물 마시기, 매일 영양제 챙겨 먹기 등 소소한 일상 속 미션도 가능하다. 미션에 참여해 성공 내역을 인증하면 성공지원금을 리워드로 제공받게 된다. 지원금이 쌓이면 상품권, 커피 쿠폰 등으로 현금화가 가능하다.


뭔가를 하지 않아야 리워드가 적립되는 경우도 있다. 스펙업애드의 ‘타임스프레드’는 휴대전화를 10분간 안 쓸 때마다 1캐시씩 적립해준다. 목표 시간을 설정해 놓고 성공하면 더 많은 리워드를 적립할 수 있다. 다만 실패하면 오히려 포인트가 차감돼, 시간 관리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만보기형 앱테크는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캐시워크’는 사용자가 100보를 걸을 때마다 보물 상자 1개를 제공한다. 해당 보물상자를 클릭하면 1캐시를 획득할 수 있고, 하루 100캐시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모은 캐시로는 스타벅스, CU, 롭스 등 제휴점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다. 캐시를 더 빠르게 모으고 싶은 사용자들은 ‘돈 버는 퀴즈’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광고 문구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맞추면 10~50캐시까지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에서 운영하는 ‘토스 만보기’도 인기다. 특히 리워드를 포인트가 아닌 실제 현금으로 제공해 높은 활용도를 자랑한다. 토스 사용자라면 별도의 앱 설치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일일 미션을 달성하면 하루 최대 100원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하루 5000보를 걸으면 10원, 1만보를 걸으면 30원이 적립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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