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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얻었지만 질서 사라졌다… 자전거 난장판된 파리

급진적 자전거 장려책 비판 고조
시민도 자전거 운전자도 불안감
NYT, 리볼리 거리 ‘난장판’ 묘사

프랑스 파리 리볼리 거리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AP뉴시스

프랑스 파리에서 환경 보호를 위한 자전거 장려 정책이 거리를 혼돈에 빠뜨렸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자전거 운전자와 보행자가 도로 위에서 치킨게임이라도 벌이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재시간) “파리를 2024년까지 유럽의 자전거 수도로 만들기 위한 생태학적 실험으로 현재 인구 1000만명 중 100만명이 매일 페달을 밟게 됐다”며 “동시에 보행자와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바스티유에서 루브르박물관을 거쳐 콩코드광장까지 이어지는 ‘파리의 동맥’ 리볼리 거리의 한 오후 풍경을 ‘난장판’(mayhem)으로 묘사했다.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 상제리제 거리에 자전거가 쓰러진채 나뒹굴고 있다. AP뉴시스

신문은 “자전거 운전자들이 정지신호에도 양방향에서 출발했고 자전거 배달원들은 휴대전화에 몰두했다”며 “전동스쿠터들은 차선을 가로질렀다”고 설명했다. 무단횡단자들과 긴장한 보행자들이 비디오게임을 하듯 뒤섞였다고 한다.

파리에서 14년을 살았다는 한 여성은 “좌우에서 자전거가 온다”며 “무모한 운전자들이 두려워서 아이들이 학교에 걸어가는 것을 점점 꺼린다”고 NYT에 말했다.

리볼리 거리를 따라 산책 중이던 전직 은행원은 “파리가 무정부 상태에 있는 것 같다”며 “경찰도, 벌금도, 훈련도, 존중심도 없이 다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후보로 나선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세느강변 고속도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고 지난해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100마일(161㎞) 넘는 구간을 자전거도로로 만들었다. 리볼리 거리도 이 기간에 자전거 운전자를 위한 다차선 도로로 재탄생했다.

그는 2024년까지 파리를 유럽의 자전거 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지만 거리에 자전거가 늘어날수록 불만도 커지는 분위기다. 30년간 파리에 살며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한 덴마크인은 “수십년의 자전거 문화를 가진 덴마크에서는 ‘빨간불이면 가지 말라’는 사고방식이 있는데 파리인의 사고방식은 ‘건너라!’다”라고 꼬집었다.

자전거 운전자도 불안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자전거 단체 ‘파리 앙 셀레’는 자전거 운전자들이 잇따라 차량과 충돌해 사망하자 도로안전 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루브르 박물관 인근에서는 트럭이 돌진해 자전거를 타고 있던 남성과 2세 아들이 숨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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