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공고 1주일 전에 자산관리회사(AMC)가 설립되는데, 통상적입니까.”(경찰)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으면 비용만 발생하는 격인데….”(참고인)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최근 당시 사업 공모에 응한 컨소시엄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법인등기부를 제시했다고 한다. 화천대유의 설립일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2015년 2월 13일 대장동 사업의 공모지침서를 공고하기 1주일 전인 2015년 2월 6일이었다. 경찰은 민관합작 개발사업에 참여할 때 AMC가 동반되는 일이 일반적인지 등을 두루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참고인들에게 3곳 컨소시엄이 평가받은 점수 배점표까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남의뜰컨소시엄은 이 대목에서 18.4점을 얻었지만 산업은행은 11.2점,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10.8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이는 공사 관계자 2명이 성남의뜰에는 만점인 20점을, 나머지 2곳에는 0점을 준 데서 비롯했다. 참고인들은 “공모지침서에도 ‘AMC를 먼저 세워야 점수를 준다’는 부분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참고인들의 설명은 앞서 이성문 화천대유 부회장이 국민일보에 밝힌 “계획을 제출하면 되는 것이고, 실제 설립하고 안 하고는 문제가 아니다”는 입장과도 일치한다. 3곳 컨소시엄이 모두 AMC 설립 및 운용 계획을 밝혀 성남의뜰만 유리하게 평가될 요인이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한 내부위원이 언론을 통해 “평가 분야 내용이 누락될 경우 이를 0점 처리한다는 규정에 따랐을 뿐”이라고 밝혔지만 당시 관계자들은 “외부위원 3명은 왜 나머지 2곳을 0점 처리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화천대유의 설립일인 2015년 2월 6일은 황무성 초대 공사 사장이 유모 전 개발본부장으로부터 사직을 직접 압박 받은 날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는 유 전 개발본부장이 황 전 사장을 찾아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난다”며 꼭 이날 사직할 것을 종용한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전 사장직이 공석이 돼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누구의 주문인지에 대해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맡은 유동규(구속 기소) 전 기획본부장은 ‘유원’으로, 유 전 개발본부장은 ‘유투’로 불렸다고 한다. 2015년 7월 취임한 황호양 전 사장은 “내가 갔을 때는 개발본부에서 업무를 추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유 전 개발본부장에게 관련 내용을 문의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박성영 구승은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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