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신냉전’ 본격화… 한 ‘전략적 모호성’ 저항 받을 것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정치학 교수에게 듣다

브루스 벡톨 교수는 미국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정보국 동북아시아 수석분석관을 지낸 동북아 및 북한 관련 안보 전문가다. 미 해병대지휘참모대, 공군사령부참모대, 고려대 국제대학원 등에서 교수를 지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확산’ ‘김정은 시대 북한과 지역 안보’ 등 동북아와 북한 정세 관련 저서도 여러 권 썼다. 현재 국제한국학협회장, 한·미안보문제협의회 이사를 맡고 있다.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정치학 교수는 2022년에 ‘경제 체제를 둘러싼 미·중 신냉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은 인권과 민주주의, 공정한 국제규칙을 기치로 ‘동맹 및 파트너’ 체제를 강화해 대중국 압박 전선을 더욱 분명히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공급망 재편 등을 놓고 벌이는 미·중 간 대결 국면에서 한국이 취해 온 ‘전략적 모호성’ 정책은 오히려 저항(challenge)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동북아에 던지는 지정학적 충격도 클 것으로 봤다. 오미크론 확산 등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지난달 16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압박은 최근 상당히 노골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올해 미국은 어떤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나.

“중국에 대한 미국 압박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너무나 많은 잘못된 일을 해 왔고, 미국은 이를 그냥 내버려 뒀다. 중국은 투명한 나라가 아니다. 특히 중국의 인권문제는 북한만큼 심각하다. 자국민은 물론 약소국에 대해서도 수많은 인권침해를 자행해 왔다. 그래서 인권을 고리로 한 외교적 압박은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은 국제 시스템 규칙도 따르지 않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동맹과 파트너를 규합해 중국이 규칙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점점 더 많은 고통이 있을 것이다.”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한국도 동참해야 하나.

“외교적 보이콧 동참이 (미국이 추구하는) ‘인권 중심의 동맹 연합’에 대한 약속의 표시일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보이콧이 좋은 생각인지 모르겠다. 올림픽은 국제적 행사다. 실효성도 없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미국이 보이콧을 결정했지만 소련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중국에도 마찬가지다.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는 건 한국 정부 결정이고, 나는 그런 결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종전선언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좋지 않은 생각이다. 북한은 그동안 문재인정부가 원하는 대로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로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을 멈추지 않고, 전쟁 시 남한에 극단적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한 군대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 평화가 없으므로 평화조약이 없는 것이다. 북한은 평화조약을 맺는 데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종전선언을 하는 순간 북한은 미군 철수를 주장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 계획을 옹호하는 사람은 북한 정권의 본질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어떤 수준인가. 동북아 안보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가장 큰 걱정거리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노골적인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고, 수위도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다. 미국은 대만과 매우 오랫동안 엄청난 양의 경제·산업 교류를 해 왔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거듭 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적 혹은 군사적 위협으로 대만을 압박하려 한다면 미국은 대만을 돕기 위한 자리에 있을 것이다.”

-미국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간 안보협의체), 오커스(미국·영국·호주 간 안보협력체) 등 소다자 협의체 중심의 동맹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미국과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협력은 놓치지 않으려 한다.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한국은 매우 좁고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많은 도전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도 한국과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미국 역시 한국처럼 중국에 많은 투자를 했고, 경제 관계에서 여러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상황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지금 국제 시스템의 규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 이를 계속 방치할 수는 없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태평양을 중심으로 새로운 동맹 전략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그곳에서 여전히 중요한 플레이어다. 그래서 한국의 (소다자) 참여는 당연히 환영받고, 한국에도 이익이 될 것이다.”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 정책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지난 1년간 한국 정부는 너무 모호했다. 중국을 상대로는 때때로 이런 전략이 괜찮을 수 있다. 그러나 모호하게 굴 수 없는 때가 있다. 지금은 군사적인 문제를 넘어 경제 시스템의 문제를 말하고 있다. 중국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는 것이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고 많은 지렛대를 가진 국제사회 핵심 주체 중 하나다. 한국은 유럽연합(EU), 일본, 싱가포르 등 민주적으로 잘 발달한 모든 국가와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

-‘신냉전 시대’라는 말에 동의하는가. 올해 미·중 경쟁의 주요 전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그렇다. 신냉전이 시작됐다. 그런데 과거의 냉전이 체제 간 전투였다면 지금은 그보다 훨씬 미묘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너무 많이 중국과 얽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 시스템의 일부다. 현재 중국은 세계 공급망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우리는 그 시나리오의 출발점에 서 있다. 그래서 향후 3년 동안 중국이 가하는 공급망 압력을 완화하도록 하는 방식의 대응이 이뤄질 것이다. 국제 시스템이 이를 강요해야 한다. 결국 더 많은 동맹이 함께할수록 힘이 강해진다. 향후 3년간의 공급망 재편 노력이 결국 다음 반세기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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