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적 설교·도 넘은 길거리 전도 부담” “소외된 이웃 섬기며 선한 영향력 전파”

[MZ세대 한국교회를 말하다] (상) ‘현재와 미래’ 메타버스 만남

제페토 아바타들이 응답하다

MZ세대에게 한국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캐릭터로 만났다. 만남은 IT미션콘퍼런스를 위해 기술과학전문인선교회가 마련한 ITMC월드에서 이뤄졌다. 제페토 화면캡처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는 ‘위기’를 말하고 있다. 위기의 중심엔 다음세대가 있다. 일부 교회는 교회학교와 청년부 예배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한국교회는 이제 다음세대를 살려 교회의 역사를 이어가야 할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 성현 필름포럼 대표는 “다음세대인 MZ세대는 바로 지금 세대”라며 “생태적 관점에서 MZ세대에 주도권을 줘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에 한국교회도 응답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2022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MZ세대에 건넬 응답을 찾기 위해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봤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MZ세대들에 맞춰 이름과 사진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의 닉네임과 캐릭터로 대신했다.

MZ세대, MZ를 정의하다

1980~1994년에 태어난 밀레니얼(M)세대와 1995~2000년대 초반 태어난 Z세대가 합해진 MZ세대는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고 공동체보다 자기 삶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공감했다.

LUKE=“스마트폰이 없으면 안 되는 세대, 발달한 미디어가 편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삶의 방식도 남달랐다. “소속감보다 자기 살길을 찾는 게 우선”(노랑)이며 “워라밸을 추구한다”(유니)고 했다.

MZ세대를 정의하면서 시대적 고민도 투영했다.

민초=“Z세대는 ‘자조’ 세대.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인데 취업도 못 하고 열심히 해도 소용없으니 자조적일 수밖에 없다.”

둥둥=“‘N포 세대’다. 개천에서 용 나오기 어려워졌다.”

MZ세대의 강점은 약점이 되기도 했다.

민초=“개인의 행복을 쟁취하는 데 집중한다. 기성세대는 공동체적 목적의식에 묶여 있다면 MZ세대는 내가 원하는 게 뭔가에 초점을 둔다.”

jioyoon=“목표하는 일은 열정을 갖고 해낸다. 반면 하기 싫은 일은 바로 포기해버리는 단점이 있다.”

유니=“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데 두려움이 없지만 개인주의로 인해 단합이 어렵고,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위해 살려고 한다.”

기성세대를 향해선 ‘라떼’ ‘꼰대’라는 단어로 곱지 않은 시선도 보냈다.

트루=“효율성과 실용성을 간과하고 보수적이며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계급주의가 있다.”

둥둥=“가족과 사회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신 분들인 만큼 존경하지만, 변화된 생각과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분들도 여전히 많다.”

LUKE=“꼰대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꼰대인 사람도 많다. ‘나는 어릴 때 더 잘했다’ 는 식으로 말하는 라떼족도 많다.”

MZ세대가 본 한국교회와 기독교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발표한 ‘주요 종교에 대한 호감도’ 조사를 보면 100점 만점 기준, 기독교 호감도는 31.6점으로 천주교, 불교보다 20점 가까이 낮았다. MZ세대도 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시선이 좋지만은 않았다.

유니=“교회 하면 십자가, 기독교 하면 사랑과 섬김이 떠올랐는데 코로나 시대의 교회는 위험한 장소, 기독교인은 이기적인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생각나 마음이 아팠다.”

트루=“교회는 선한 일을 많이 하면서도 위선적인 모습도 많은 집단이라는 인식이 크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기독교 신앙 유무를 떠나 교회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노랑=“교회는 낮은 곳으로 간다고 하는데 화려하게 지은 교회 건물을 보면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헌금을 세금 내듯 하고, 타종교를 배려하지 않는 모습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트루=“목회자들의 부정도 문제지만 이를 묵인하는 노회와 총회의 모습도 실망이다.”

무리한 전도 방식에도 부정적이었다. “길거리에서 붙잡고 무조건 믿으라고 한다. 다른 교회 다닌다고 하면 자기 교회로 오라고 한다”(준)거나 “성당 다니는 사람에게 성당을 부정하며 교회에 오라는 걸 봤다”(둥둥)고도 했다.

교회에 다닌 경험이 있는 MZ세대 비기독교인은 교회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둥둥=“교회에 출석한 적이 있는데 설교는 실질적이지 않고 강압적이었다.”

노랑=“어릴 때 다녔는데 부모님과 교회가 봉사를 강요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교회의 부정적 인식을 극대화한 건 코로나19다. 코로나 확산에 교회도 책임이 있다는 일부 주장에 MZ세대는 종교에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노랑=“교회는 코로나 시대에 소상공인을 섬기고 사회 약자를 돌봤다. 대부분 교회는 방역을 잘 지켰는데 기독교인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고 본다.”

준=“몰래 문을 연 일부 교회 때문에 이미지가 안 좋아졌고 희생양이 됐다. 교회가 뭐 하나 잘못하면 크게 부각되는 일이 많다.”

트루=“교회도 코로나 확산의 책임은 있지만, 확산의 온상지로 만들어낸 일부 언론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코로나에도 함께 모여 예배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노랑=“방역수칙을 어기지 않는다면 문제없다고 본다. 다만 비대면 예배를 교회가 정부에 먼저 제안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둥둥=“방역 수칙만 제대로 지킨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민초=“굳이 모여서 예배해야 하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Z세대 입장에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리베라=“예수님도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르셨다. 예배도 중요하지만 법을 무시한다면 교회에 덕이 될까.”

교회를 교회답지 못하게 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11명 중 6명은 목사, 2명은 장로를 꼽았다. 유니는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작은 티끌도 더 크게 보인다”고 해석했다. 자신이나 성도 모두를 꼽기도 했다. 리베라는 자신을 꼽으며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처럼 살았다”고 했다. 뀰은 “교회는 머리 되신 예수님과 각 부분을 이루는 지체로 이뤄졌기에, 성도 모두에게 역할과 책임이 있다”며 성도 전체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MZ세대, 한국교회의 미래 제안

MZ세대는 코로나 때 소상공인을 지원(노랑)하고 연말이면 어려운 지역과 소외된 이웃을 돕는다(준)는 교회 관련 뉴스를 얘기하며 한국교회의 긍정적 역할을 기대했다. 준은 “비기독교인이 봤을 때 기독교를 믿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구나, 크리스천은 저렇구나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나눔 사역 외에도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또 있다.

유니=“코로나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교회에서 심리 상담을 진행한다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도 전할 수 있다.”

뀰=“교회와 지역이 협업하면 재능 기부, 캠페인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살릴 수 있다. 교회에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것도 좋은 역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긍정적으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교회가 변화하는 시대를 수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루=“부당 이익을 취하는 등 불공정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노랑=“교회는 내부의 문제는 덮기만 하고 밖에서 적을 찾는 느낌이다.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뀰=“비기독교인들은 주변 기독교인을 통해 기독교와 교회 이미지를 만든다. 성도들이 각자 자리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가 점점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만큼 전도할 때는 지혜가 필요하다.”

준=“교회에서는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다.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주면 좋겠다. 또 일방적으로 성경을 가르치기보다 생각을 나누는 환경이 됐으면 한다.”

MZ세대를 위한 교회의 과제도 제시했다.

유니=“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 결혼 육아 등 MZ세대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윤경 박용미 임보혁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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