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대담] “사람을 돕고 감동 전하는 매력 있는 교회… 세상이 원해”

[위드 코로나 목회를 말하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의 인기는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설교나 성경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유튜브 계정 ‘만나 미디어교회’, ‘김병삼 목사의 매일 만나’ 구독자는 각각 5만6000명, 4만3000명에 달한다. 지난 13일 경기도 성남 만나교회에서 만난 김 목사는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솔직함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말해야 내가 편하다. 교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도 내가 저지른 실수담인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성남=강민석 선임기자

코로나19 이전부터 미디어 사역에 많은 힘을 쏟은 교회가 있다. 바로 경기도 성남에 있는 만나교회(김병삼 목사)다. 2017년 4월 ‘미디어교회’를 출범시킨 만나교회는 온라인 사역에 있어 한국교회에 하나의 전범이 될 만한 곳이다. 지난 13일 김병삼(58) 목사를 만난 곳은 만나교회 4층에 있는 방송실이었는데, 잠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이 교회가 얼마나 미디어 사역에 힘을 쏟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근사한 장비들을 갖춘 최신식 스튜디오들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날 김 목사를 만난 이유는 코로나 시대가 2년을 넘긴 시점에서 그가 한국교회에 전하는 조언을 듣기 위해서였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에 코로나는 큰 축복이었다”며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한국교회의 현재 모습을 제대로 성찰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덕분에 교회들이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대담=이명희 종교국장

-목회자로서 지난 2년, 어떤 시간이었나.

“한마디로 하자면 ‘견디는 시간’이었다. 텅 빈 예배당에 서서 설교한 시간들, 교회 나오라고 독려하기 힘들었던 순간들…. 그런 세월을 견뎌야 했다.”

-코로나 시대가 한국교회에 던진 과제가 있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이덴티티(정체성)’에는 두 가지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생각하는 나’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아이덴티티를 고민할 때 ‘내가 생각하는 한국교회’에만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를 통해 외부에서 생각하는, 즉 ‘남이 생각하는 한국교회’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교회가 얼마나 ‘외로운 섬’에 갇혀 살았는지 알게 됐다. 세상에서 교회가 어떻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사역이 타격을 입었다.

“눈으로 드러난 것들 가운데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것은 교회학교다. 아이들이 모일 수가 없으니까. 해외 선교 역시 위축됐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전부는 아니다. 코로나로 모든 교회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할 순 없다. 사람들이 왜 교회에 다닌다고 생각하나. 좋은 설교를 들으려고, 성경공부를 하려고 교회에 가는 게 아니다. 유튜브만 활용해도 좋은 설교는 충분히 들을 수 있고 성경공부도 할 수 있다. 교회에 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관계성’ 때문이다. 목자와 양의 관계성, 교인 간의 관계성….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 건강한 관계성을 띤 교회는 코로나 시대에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이른바 ‘올라인 교회’라는 개념을 통해 한국교회의 체질 개선을 주문한 바 있는데.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쉬운 것만 하려고 해서다. 교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가 ‘미디어 교회’를 시작한 이유는 교회 못 나오는 사람들을 위해서였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주일에 근무하면 교회에 올 수가 없다.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사람들의 ‘니즈’(needs)를 생각해 미디어 교회를 만들었다. 코로나 이후에도 온라인에 집중해야 한다? 그건 지금 알 수 없다. 코로나가 끝난 뒤에 교인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면 된다.”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들에게 한국교회가 어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호감을 주려면 남녀 간의 일이 그렇듯 우선 매력이 있어야 한다. 교회가 매력을 가진다면 사람들은 교회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원하는 교회는 무엇일까. 그건 2000년 교회 역사에서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교회, 감동을 전하는 교회다. 교회의 순수한 ‘본래성’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그 옛날 유럽이 기독교화됐던 가장 큰 이유도 교회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2004년 만나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3000명 수준이던 출석 성도가 현재 1만2000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부흥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때 나는 ‘모으는 목회’를 했다. 목회자로서 나의 가치를 증명하려면 교회가 커져야 한다고 여겼다. 즉, 부흥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성장 중심적인 목회’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교인들에게 주일 예배가 아닌 토요 예배 참석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곤 한다. 주일엔 다른 교회에 가라고, 헌금도 그 교회에 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놀라운 게 내가 이런 식으로 말하기 시작하니까 오히려 교인도, 헌금도 더 늘어났다는 거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교인들도 나처럼 비슷하게 생각하는구나, 본질적인 교회에 대해 고민하고 그런 교회에 갈증을 느끼고 있구나 생각하게 됐다.”

-만나교회는 토요 예배가 그렇듯 파격적인 일들을 벌이는 곳으로 유명한데.

“교회는 크게 ‘교회 중심적인 교회’와 ‘선교 중심적인 교회’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교회를 교인들의 공동체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입장이다. 교회마다, 교단마다 다양한 규칙과 법이 존재하는 것도 ‘교회 중심적인 교회’라는 시각에서 교회를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선교 중심적인 교회는 교회 담장을 뛰어넘어 세상을 향해 교회가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교회다. 만나교회에 흡연실이 있는 이유도 간단하다. 담배 피우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고민하다가 만든 게 흡연실이다. 토요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면서 한때는 이단 소리까지 들었다. 그런데 우리는 주일을 지키는 것보다 복음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토요일에 예배드리고 주일엔 흩어져서 복음을 전하자는 생각에서 토요 예배를 시작했다. 선교 중심적으로 생각하니까 우리 교회 출석 성도를 늘리는 게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선교 중심적인 생각을 가지면 한국교회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봉’(이하 주나최)을 해설한 묵상집을 내놨는데.

“정말 힘든 작업이었다. 주나최는 크리스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이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내 주변에도 주나최 읽기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1년간 유튜브에 이 책을 해설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33년 목회하면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정말 좋은 글인데 풀어서 설명하기가 쉽지 않더라. 이 책이 젊은 목회자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 목회자들이 심방을 가거나 할 때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이단 문제에 대한 견해도 듣고 싶다.

“2000년 교회 역사에서 이단 문제는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 확실한 건 이단 문제는 교회 사람들은 관심을 두지만 교회 바깥에 있는 이들은 별생각이 없다는 거다. 예컨대 2년 전 신천지 탓에 코로나가 퍼질 때 한국교회는 ‘신천지와 우리는 다르다’고 항변했었다. 그러나 크리스천이 아니라면 이런 해명엔 관심이 있을 리 없다. 이단 문제에 대한 해법은 우리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일을 통해 가능하다. 캐나다에서 위폐를 감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아는가. 위조지폐는 만져보지도 않는다. 진짜 지폐를 만지는 일만 반복한다. 그러면 위폐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단 이슈에 대해서도 위폐(이단)를 생각하기보단, 우리가 가진 진리의 세계를 확고히 세우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

-코로나로 지친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흔히 하는 말이지만 이런 얘기를 하고 싶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우리 삶에 ‘솔루션’이 없는 것처럼 여겨질 땐 일단 견뎌야 한다. 견디는 게 곧 승리하는 길이다. 우리가 품은 불평이나 불만은 견디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모두 함께 이 시간을 잘 견뎌야 한다. 견디는 데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격려다. 군대에서 행군할 때 꼭 하는 게 모든 장병이 큰 소리로 군가를 부르는 거다. 힘들고 지칠수록 함께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부르면서, 서로 격려하고 보듬어주면서 이 길을 걸어가야 한다. 비난은 좀 나중에 했으면 좋겠다(웃음).”



성남=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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