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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의 ‘한복 공정’ 유감… 정부는 왜 할 말 못하나

중국이 세계인의 평화 축제 올림픽에서 ‘문화공정’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흰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를 입은 조선족 여성이 등장한 게 발단이 됐다. 55개 소수민족대표로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순서였다. 이를 본 우리 국민은 한국 역사를 중국의 일부로 삼으려는 ‘동북공정’에 빗대 ‘문화공정’ ‘한복 공정’이라며 중국을 성토했다.

개회식에 한복을 입은 사람이 나온 것은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서 조선족 문화와 복식을 소개하는 맥락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국이 한국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왜곡하는 문화공정 논란 와중에 벌어진 일이라 우려스럽다. 보통 소수민족이라고 할 때는 그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말처럼 한국은 이미 중국 바로 옆에 세계 10위권 큰 나라로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지난해 한복(hanbok)을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새 단어로 올렸다.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를 휩쓸면서 아시아 문화의 중심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것이 두려웠던 걸까. 중국은 틈만 나면 한복이 자기네 것인 양 주장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회식에 이어 이번 올림픽 홍보영상에도 한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나와 춤을 춘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은 ‘한복은 한푸(漢服)에서 기원했다’고 정의한다. 중국은 우리 사극에 나온 한복이 명나라 한복을 표절했다고 시비를 걸어온다. 분노한 국민은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SNS를 통해 한복 입은 사진을 올리며 한복은 우리 것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외교부는 “중국 측에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했으나 공식적인 항의 의사는 없음을 내비쳤다. 물론 외교 문제에 감정적 대응은 자제해야겠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한복 공정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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