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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준석의 밀실정치·정치흥정 국민은 피곤하다

대통령 후보 단일화를 논하던 국민의힘, 국민의당 사이가 험악하다. 두 당이 주고받는 언어는 증오와 조롱으로 가득하다.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이번 주말 전격 회동할 거라는 일각의 희망 섞인 관측도 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대승적으로 결단해야 할 후보 단일화를 정략적 차원으로 접근한 데 따른 필연이다.

두 당은 정권교체라는 공통 목표를 갖고 있다. 조건이 맞지 않아 단일화가 무산되더라도 공조까진 아니어도 두 당이 상대를 공격하기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양당을 견원지간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애초부터 이 대표는 단일화에 소극적이었다. 평소 안 후보에 비판적이던 사감도 작용했다고 본다. 단일화 없이도 윤 후보 승리를 호언장담했던 이 대표였다. 이랬던 이 대표가 이달 초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비밀리에 만나 ‘정치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안 후보 사퇴를 전제조건으로 합당을 제안했다 한다. 안 후보의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이나 부산 지역 출마도 들어있다. 아울러 합당할 경우 특례조항을 둬 최고위원회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공천심사위원회 등에 국민의당 참여를 약속했다. 안 후보를 위한 빅이벤트도 해주겠다고 꾀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겉으론 단일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처럼 안 후보와 국민의당을 철저히 무시하면서 뒤로는 안 후보를 주저앉힐 꿍꿍이를 꾸몄다. 보상을 대가로 경쟁 후보의 사퇴를 회유하는 행위는 선거법에 저촉되는 중대 범죄다. 밀실정치와 정치흥정이 이 대표가 추구하는 ‘이준석 정치’라면 싹이 누렇다. 이 대표가 과거 권위주의 시대 낡은 정치를 답습하면서 2030세대를 대변하겠다는 건 언어도단이다.

이 대표는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의당 관계자가 ‘안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고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도 했다. ‘카더라 통신’이다. 아니라면 육하원칙에 따라 누가, 언제, 무슨 제안을 했는지 밝히는 게 책임 있는 당대표의 자세다. 이 대표의 처신이 너무 가볍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국민의당 선거운동원의 죽음을 희롱하더니, 안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후 ‘ㄹㅇㅋㅋ’ 메시지로 안 후보를 조롱했다. 당내에서조차 ‘이준석 리스크’를 우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럴 거면 차라리 당대표에서 물러나는 게 낫다. 굳이 대표가 아니어도 평론가나 유튜버,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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