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빅테크 금융사’ 규제 나선다

“선진국 수준의 규제 적용” 계획
토스·네이버·카카오 등 ‘사정권’

연합뉴스

정부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IT)업체) 금융사에 칼을 대기로 했다. 그동안 사각지대에 있던 빅테크 금융사에 선진국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스·네이버·카카오 등 금융업을 영위하는 빅테크 다수가 사정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 과제 이행 계획서에는 빅테크 금융사 규제를 외국 사례에 맞게 정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핵심은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 적용이다. 일반 은행을 통해 다른 은행에 돈을 보내면 은행 간 채권-채무 관계를 따져 서로 주고받을 금액을 확정하는 ‘청산’이라는 절차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금융결제원에 기록이 남는데 일반 은행 간 불일치가 생기면 한국은행 결제 시스템에서 제동을 걸 수 있다.

반면 빅테크 금융사를 통한 송금은 청산을 하지 않는다. 빅테크끼리 주고받은 고객 자금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외부에서는 파악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다수 금융 소비자는 일반 은행과 송금 기능을 갖춘 ‘토스’를 구분하지 않고 이용하지만 규제 수준만 놓고 보면 양측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른 처지”라고 말했다.

흔히 ‘○○페이’로 불리는 선불전자지급수단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말 잔액이 2조원을 훌쩍 넘어섰는데도 예금자 보호제 바깥에 있다. 잔액을 1000억원 이상 보유한 업체만 9곳에 이르지만 특정 회사가 파산할 경우 금융 소비자는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지난해 선불전자지급수단 ‘머지포인트’ 운영사가 고객 환매 요청에 대응하지 못해 지급 불능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밖에 정부는 빅테크 금융사의 불완전 판매 차단, 간편 결제 수수료 공시 및 적정성 점검 등도 함께 추진할 전망이다. 이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지 않으면서 페이 서비스를 키우는 네이버가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인터넷은행-시중은행 간 규제가 같아질지도 은행권의 관심사다.

인터넷은행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자본금을 시중은행(1000억원)의 4분의 1인 250억원만 마련해도 설립할 수 있다.

일반 기업(산업 자본)은 인터넷은행의 주식을 시중은행(4%)보다 30%포인트나 높은 34%까지 보유할 수 있다. 지난 50년간 한국 사회에서 성역처럼 지켜온 ‘금산 분리’ 원칙을 풀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주식을 27.26%, BC카드(KT 자회사)·비바리퍼블리카(토스 최대 주주)는 케이뱅크·토스뱅크를 각각 34%씩 갖고 있다. 영업 초기에는 각종 건전성 규제도 면제된다. 대신 대기업대출을 통해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는 제한 요건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에 적용하는 규제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면서 “인터넷은행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시중은행 규제를 인터넷 은행 수준으로 약화하는 방향의 정책이 추진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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