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확장·우크라 반격·서방 제재… 푸틴 ‘최악 위기’

잇단 악재… ‘정권 소멸’ 분석도
핵공격 으름장 안먹혀… 혹 붙인 셈
헤르손도 상실 위기… 갈수록 불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뉴시스

러시아가 사방에서 날아온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움직임을 빌미로 침공했다가 이번엔 모스크바와 182㎞밖에 떨어지지 않은 핀란드, ‘조용한 무기 강국’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대공세도 서방 공격무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완전히 실패해가는 형국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전쟁 초반 전격전을 펼치며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 전체를 차지하겠다던 러시아의 자신만만함은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제 장기화한 이번 전쟁이 정권 자체의 소멸로 이어질까 초조해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가장 큰 악재는 중립국이던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움직임이다. 두 국가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나토 가입을 공식화한 상태다. 핀란드 정부는 15일 나토에 가입 신청을 내기로 결정했다.

푸틴 대통령이 내세운 이번 전쟁의 명분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코앞에서 미국·서방이란 적의 군대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그런데 전쟁 양상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흘러가면서 흐려져 버렸고, 되레 인근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두 국가까지 나토에 가입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혹’을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인 셈이다.

크렘린궁이 “두 나라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놔도 핀란드와 스웨덴의 결정은 요지부동인 상태다.

두 나라가 나토에 동참하면 유럽 전체에서 친러시아 행보를 걷는 나라는 헝가리와 세르비아밖에 남지 않는다. 사실상 유럽 전체가 러시아로부터 등을 돌리는 것으로, 이번 전쟁이 끝난다 해도 러시아는 유럽에 기댈 언덕이 아예 사라지게 된다.

최근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전황도 푸틴 정권으로선 당황스럽기 이를 데 없다. 무기와 병력에 밀리던 우크라이나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으로부터 신형 공격무기를 대거 지원받아 역공에 나서자 러시아군이 크게 밀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미 차지했던 크림반도 바로 위의 전략적 요충지 헤르손도 우크라이나군의 조직적 반격에 조만간 내줄 처지다. 헤르손을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하면 2014년 강제병합된 크림반도까지 밀고 들어올 개연성이 다분하다. 크림반도의 러시아계 주민들이 대거 러시아 본토로 이주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도 러시아군은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둘러싼 전선에선 수없이 격퇴되고 있고, 병력과 장비 손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러시아군의 사기는 나날이 추락하고 있지만 더 이상 동원할 무기와 장비마저 부족하다.

설상가상으로 푸틴 대통령의 건강이상설도 증폭되고 있다. 익명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는 지난 3월 “푸틴 대통령이 혈액암에 걸려 매우 아프고,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관련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미국 잡지 뉴 라인즈가 최근 통화 녹음을 입수해 보도했다.

NYT는 “아직 전쟁의 승패를 예측하기엔 이르지만 국제정세와 전황, 군 내부 문제 등 모든 요소가 러시아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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