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싱글 어루만지는 ‘또 하나의 가족’

[가족, 울타리를 만들다] ④ 혼자가 아닌 우리
마포 서현교회 ‘사랑플러스’

임학용(앞줄 왼쪽 첫 번째) 목사와 조병권(둘째 줄 왼쪽 첫 번째) 회장 등 서현교회 사랑플러스 식구들이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교회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중년의 미혼 남녀를 보면 으레 따라오는 말이 있다. ‘얼른 결혼해야지’ ‘외롭지 않니’와 같은 말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군대는 경우도 있다. ‘분명 무슨 문제가 있을 거야.’ 그러나 싱글들은 “우리의 삶은 자신을 더 사랑하며 나에게 온전히 투자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서울 마포구 서현교회(이상화 목사) ‘사랑플러스’ 식구들처럼 제2의 가족을 만나기도 한다.

사랑플러스는 45세 이상 미혼 남녀의 모임이다. 20명의 싱글이 속해 있다. 지난 주일(15일)에도 이들은 교회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기 계발에 충실하며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을 싱글의 장점으로 꼽았다.

권수현(57) 집사는 최근 폴댄스와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김은영(53) 집사는 그동안 하던 일을 그만두고 한식 디저트를 만드는 자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최제승(48)씨는 굴착기 운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장은경(53) 집사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뒤 새로운 일터를 찾고 있는 박현미(57) 집사는 “남편이나 자녀가 있었다면 이런 도전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취미생활을 하거나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일이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사회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홍추자(49) 집사는 “거래처 사람들을 만날 때 한번 보고 안 볼 사람이다 싶으면 결혼했다고 말한다. 미혼인 사실을 굳이 알려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집사도 “사람들이 보통 자녀가 있냐고 먼저 물어보는데 자녀가 없다고만 하고 결혼 여부까지는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노하우도 생겼다. 김 집사는 “꼬치꼬치 캐묻는 사람들에겐 ‘그만 물어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그런 사람들 신경 쓸 시간에 나의 목표와 현재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싱글이라 외로운 순간도 없진 않다. 얼마 전 위암 수술을 받은 강승원(45)씨는 병원 검사를 받을 때 보호자를 데려오라는 말에 난감했다. 양수영(48)씨는 “싱글들이 조금만 실수해도 ‘결혼을 안 해서 그런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결혼 안 한 게 무슨 죄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가끔 내가 미혼인 채로 죽으면 장례를 치러주고 묘지에 찾아와줄 사람이 있을까 생각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럴 때 사랑플러스 식구들이 큰 힘이 된다. 사랑플러스를 담당하고 있는 임학용 목사는 “이곳은 마음의 기쁨과 슬픔을 모두 솔직하게 내려놓고 공감하는 따뜻한 공동체”라고 전했다. 조병권(47)씨는 “우리의 부모님도 연로해지셨고 우리도 건강을 잃을 때가 많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나 우리가 아플 때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고 기도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플러스가 가족보다 더 가족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고백했다. 강씨 역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응원해주는 사랑플러스 구성원을 감사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이상화 서현교회 목사는 “가족 사이에는 철저히 사랑의 원리만 적용된다. ‘또 하나의 가족’으로 불리는 교회에 들어와 있는 그 누구도 사랑과 은혜의 사각지대에 머무르지 않도록 교회가 세심하게 사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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