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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상 뒤바뀐 처지… 우크라 ‘느긋’ 러시아 ‘초조’

러, 전쟁 초기 으름장 놓다 적극적
우크라 연거푸 승기로 전투 자신감
마리우폴 수비대 귀환은 ‘불투명’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 시내를 지나는 장갑차에 올라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7일(현지시간) 손을 흔들고 있다. 장갑차에 꽂힌 우크라이나 국기에는 ‘적에게는 죽음을, 우크라이나에는 영광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가 변화하면서 평화협상에 나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처지가 뒤바뀌고 있다. 전쟁 초기부터 진행됐던 협상에서 으름장을 놓으며 종전에 부정적이던 러시아가 되레 적극적인 반면 우크라이나는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양국의 평화협상 타결 가능성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열세 예측을 뒤집고 러시아군을 상대로 연거푸 전과를 거둔 우크라이나는 당장의 불리한 협상안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입장은 협상 초기와 크게 달라져 있다. 크렘린에선 연일 “우크라이나가 초반 합의했던 내용까지 뒤집었다”는 불만을 쏟아내며 협상테이블이 차려지길 기다리는 모습이다.

양국 정부는 모두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 미하일로 포돌랴크 평화협상단장은 성명을 내고 “회담은 일시 중지됐다. 다만 어떤 전쟁이든 결국 똑같이 협상테이블에서 끝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도 “우크라이나가 협상에서 사실상 철수했다”며 협상 중단 책임을 우크라이나 쪽으로 돌렸다.

우크라이나의 소극적 태도는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도 키이우 방어와 북부전선에서의 승리, 동북부 러시아 국경 인근의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수복 등의 전과에 고무돼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지휘부의 전략 부재, 군수 차질 등에 항시적으로 노출돼 앞으로 전황도 결코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최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투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기에 협상에서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핀란드와 스웨덴이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한 공식 신청서를 나토에 제출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70여년간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 노선을 지키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채 나토와 협력 관계만 유지하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나토 가입을 결정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체를 차지하겠다는 초창기의 야심이 완전히 꺾였고 엄청난 병력과 무기, 군수물자 손실에 초조한 상태다. 그러나 신문은 이반 티모페에프 러시아 국제문제연구소 국장의 말을 인용해 “전쟁이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전 세계가 다 아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종전에 나서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날 우크라이나군 합동참모본부의 작전중단 명령으로 러시아군에 투항했던 아조우 연대 등 마리우폴 수비대 900여명은 포로교환 방식을 통한 귀환이 불투명해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러시아가 이들을 전쟁범죄 혐의로 신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NYT는 “러시아가 국가수사위원회를 통해 이들에게 민간인을 방패로 내세웠다는 전범 혐의를 씌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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