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득보다 실 크다” 중국 내부서도 ‘부글’

칭화대 교수 등 과학적 접근 필요
“경제 안정이 곧 생명 보호” 주장
일각 “당국서 열린 토론 허용해야”

지난 14일 봉쇄된 중국 상하이의 한 음식점 출입문에 봉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상하이의 상점들은 운영 중단 지시를 받아 두 달 넘게 장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내부에서도 시진핑 국가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득보다 실이 더 큰 정책이라며 중국 당국이 이에 대해 열린 토론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중국 내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 같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20년 초 우한 사태 이후 3년째 단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도 용납하지 않는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칭화대 포럼에서 최근 2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국민의 평균수명이 1년에 5일씩 총 10일 연장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1인당 소비량이 1% 감소할 경우 1인당 평균수명은 연간 10일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교수는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곧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며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시행되는 동안 중국의 산업과 생산 설비를 보호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 교수의 발언은 중국 온라인 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외교협회(CFR) 황옌중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리 교수의 주장이 단순한 추정치일 뿐이며 공중보건이나 인구통계 같은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중국 트립닷컴 그룹의 공동설립자 겸 회장이자 인구통계 전문가인 제임스 량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에서 리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단 몇 개월의 봉쇄 조치로 지난 2년 동안 연장된 10일의 평균수명을 모두 써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2차 백신 접종률이 95%, 3차 접종률이 60%에 달하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더라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다른 대부분 나라와 같은 15만명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 국내 매체가 주장하는 150만명에 훨씬 못 미친다”고 예상했다.

그의 기사는 곧 온라인에서 검열돼 사라졌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량 회장의 발언을 통해 의미 있는 토론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황 선임연구원은 “봉쇄 정책을 완화하더라도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 내에서 수백만명의 사망자를 낳지 않을 것이라는 건 과학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라며 “문제는 이러한 내용에 대해 중국 당국이 공개토론을 허용할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봉쇄 정책을 완화할 경우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를 약 12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대기오염이나 흡연으로 인한 중국 연간 사망자 수보다 적은 수치다.

황사오안 산둥대 교수도 “제로 코로나가 실업률 상승과 소득 감소에 부분적으로 기여했다”면서도 “이는 중국 정부가 국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도 중국이 좀 더 효과적이고 편리한 예방약과 치료책을 사용하는 과학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