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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원전동맹 공식화, 중·러에 넘어간 주도권 탈환할까

양국간 향후 내용 구체화가 관건

사진=연합뉴스

윤석열정부의 ‘원전 세계 최강국 도약’ 구상의 핵심인 한·미 원전동맹이 공식화했다. 원전업계를 중심으로 한·미 양국이 원전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선언문에 원론적인 이야기만 담긴 만큼 향후 이를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신형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산업계가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강화 프로그램(FIRST) 참여, 한·미 원전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 재개 등 내용이 포함된다.

원전업계와 전문가들은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보다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원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의 독자적인 진출에 무게를 뒀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협력 쪽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도 “한·미 공조가 됨으로써 상품의 경쟁력이 훨씬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 여파로, 한국은 문재인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현재 세계 원전시장 주도권은 중국과 러시아로 넘어간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양국 선언이 차세대 원전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합의 내용이 다소 원론적 수준에 그친 만큼 향후 구체적인 사업에서 어떻게 확장해 나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회담 성과 구체화를 위해 분야별 단계적 접근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범진 교수는 “협력의 틀 안에서 ‘동상이몽’이 벌어질 수 있다”며 “향후 HLBC 등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는 과정에서 누가 어떻게 실속을 챙길지가 과제”라고 강조했다. 가령 장기운영권 계약은 미국이 가져가고, 한국은 기술력만 제공하는 식으로 협력이 이뤄지면 오히려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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