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에 부족”… 버티던 정호영 43일 만에 결국 사퇴

아빠찬스 논란 등 여야 비판받아
尹정부 후보자 중 두 번째 낙마
끝까지 “각종 의혹 허위” 반박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7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자신의 의혹들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정 후보자는 23일 자진 사퇴했다. 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자진 사퇴했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 43일 만이다. 경북대병원장을 지낸 정 후보자는 두 자녀가 ‘아빠 찬스’로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다는 논란 등에 휩싸인 끝에 결국 낙마했다. 김인철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윤석열정부 장관 후보자 중 두 번째 낙마다.

정 후보자는 이날 밤 입장문을 내고 “오늘 자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되고 있고, 저도 그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지명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졌고, 2020년 초 대구 코로나19 사태 때 생활지원센터를 처음 운영한 의료 행정인으로서 코로나 대응을 잘 이끌 수 있는 인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이던 시기에 자신의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함께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 아들은 2010년 신체검사 때 2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15년 경북대병원에서 진행한 재검에선 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아 판정이 4급으로 바뀌었다.

이에 정 후보자가 장관에 부적격하다는 여론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공개적으로 정 후보자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줄곧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달 17일 해명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이달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잘못이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에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면서도 정 후보자 임명은 계속 보류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안 처리를 위해 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지난 20일 민주당의 협조 속에 한 총리가 인준되면서 정 후보자가 곧 사퇴할 것으로 예상됐다. 형식은 자진 사퇴지만 사실상 지명 철회인 셈이다.

정 후보자는 물러나면서도 자신의 의혹들에 대해선 끝까지 부인했다. 그는 사퇴 입장문에서 “경북대와 경북대병원의 많은 교수와 관계자가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다수의 자리에서 자녀들의 편입학 문제나 병역 등에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밝혀진 바가 없었으며,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들의 제시를 통해 이러한 의혹들이 허위였음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늦어도 너무 늦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진작 사퇴했어야 하는 인물”이라며 “사퇴하면서 자신을 향해 제기된 의혹들이 허위라고 한 것 역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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