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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범재판, 민간인 살해 러 탱크부대원 종신형 선고

러 군인 49명 전쟁범죄 혐의 기소
우크라 포로들 ‘보복성 재판’ 우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군 병사 바딤 시시마린이 법정에 서 있다. 첫 전범 재판을 받는 21세의 이 병사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두 명의 장교로부터 명령을 받아 민간인을 총으로 살해했으며 희생자 부인에게 용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P뉴시스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60대 남성을 살해한 러시아군 포로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범재판 법정에서 최고형인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최초로 러시아군의 바딤 시시마린(21) 상사에 대한 전범재판이 이날 열렸다. 그는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 북동부 한 마을에서 62세 민간인 남성의 머리에 총을 쏴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법정에서 상관들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피살자의 아내에게 사과했다.

기갑부대원이었던 그는 지난 2월 28일 교전 지역이던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비무장 상태로 자전거를 타고 가던 62세 민간인 올렉산더 샬리포브를 칼라시니코프 소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쟁범죄 혐의로 러시아 군인 49명에 대해 기소 절차를 시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1만3000건에 달하는 전범 사건 조사를 개시했다”며 “49명의 혐의가 보고됐고, 이들에 대해 기소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전범재판에 대해 엘런 오코넬 미국 노터데임대 국제법 교수는 “러시아에 잡혀 있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에게 극도로 해로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에서 포로로 잡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보복성 ‘본보기 재판’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코넬 교수는 “지금은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러시아 측이 ‘우리도 우크라이나 병사에게 똑같이 해주겠다’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자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지난주 우크라이나 동부 체르니히우 지역의 군사훈련장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큰 인명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87명의 안타까운 희생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숫자는 단일 공격으로 발생한 최대 인명 피해다.

그는 이번 폭격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매일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지만 우리는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 등 47개국 국방 당국자들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 접촉그룹(UDCG) 2차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회의 직후 덴마크가 대함 하푼미사일을 제공하고 체코가 공격용 헬기 등을 추가 지원하는 등 20개국이 새 지원 방향을 내놨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의 침략은 유럽 안보는 물론 우리 모두를 위협한다”며 “싸움이 계속됨에 따라 우리의 노력은 더욱 강화돼야 하며 앞으로의 도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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