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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결혼 이어 ‘이혼 예능’… 리얼리티 어디까지 가나

‘우리 이혼했어요’ 이어
‘결혼지옥’ ‘결혼과 이혼 사이’
전문가들 “세심함 책임감 필요”

24일 열린 티빙 오리지널 ‘결혼과 이혼 사이’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김구라, 김이나, 이석훈, 그리(왼쪽부터)가 사진기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티빙 제공

두 살배기 아이 앞에서 고성을 지르며 다투는 부부, 시도 때도 없이 아내에게 욕설을 퍼붓는 남편, 일자리가 불안정한 남편을 믿지 못하는 아내, 결국 이혼을 고민하는 사람들….

방송 플랫폼의 증가로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위기를 맞은 부부들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연예인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패널로부터 현실적인 조언을 듣는다는 것이 기획 의도다.

지난 20일 첫 회가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결혼과 이혼 사이’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24일 열렸다. 이혼을 고민하는 네 부부의 결혼 생활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김구라와 아들 그리, 김이나, 이석훈, 김민정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박내룡 PD는 “연간 이혼 건수가 10만건을 넘을 정도로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가 많다”면서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 만들고 싶었다. 결혼이든 이혼이든 (본인에게)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결혼’ 또는 ‘좋은 이혼’일 것”이라고 밝혔다.

MBC에선 지난 16일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 첫 방송됐다. ‘국민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가 갈등을 겪는 부부들을 보면서 해결책을 제시한다. 지난 2020년 방영된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는 시즌1이 좋은 반응을 얻어 지난달 8일 시즌2를 시작했다. 그룹 유키스의 전 멤버 일라이와 레이싱모델 출신 지연수 등 이혼한 유명인 부부들이 다시 만나 한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한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혼 예능’은 이혼율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트렌드다.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고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오은영 리포트’는 지난 23일 비드라마 부문에서 13.55%의 점유율로 화제성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연예인 또는 비연예인의 사생활을 공개하고 이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에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실제로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섣부른 조언에 대한 부담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결혼과 이혼 사이’ 진행을 맡은 김구라는 “처음 부부들의 영상을 봤을 때 생각보다 수위가 높아 걱정했다. 날 것의 감정들이 담겨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은 것 같다”며 “부부 관계가 안 좋을 때는 서로 감정이 날카로워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조언하기가 쉽지 않고 진행자들도 이야기하기 부담스럽다. 그래서 첫 방송에서 조언보다는 안타까워하는 부분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청자들에겐 현실과 ‘방송 요소’를 구분하는 판단력이, 제작진에게는 출연자의 사생활을 대중에 전달하는 만큼 세심함과 책임감이 필요하다”며 “특히 이혼 가정이나 이혼을 고민하는 부부의 어린 자녀가 함께 출연하는 경우 자녀에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진행자들은 이혼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대해 재미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식이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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