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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뒷담] 고시 출신 고위직 내로남불에 무너지는 ‘국세청 58세 정년’


국세청 일선 세무서장에게 적용되는 암묵적 관례인 ‘58세 정년’ 공식이 깨지고 있다. 행정고시 출신 고위직들이 지방청장을 역임한 뒤 퇴직하는 관례를 깨면서 세무대출신 등 비고시들이 “왜 우리만 58세 정년을 지켜야하느냐”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2년 먼저 퇴직을 강요하는 ‘옛날식’ 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24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세무서 수는 133곳이다. 서장은 고시 출신이 아닌 경우 50대 중후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고시 출신 서장들은 58세가 되면 으레 사표를 제출했다. 2만여명에 달하는 국세청 직원들의 승진 인사가 정체되지 않도록 윗자리를 비우기 위해 만들어진 관례다. 이 관례를 따르지 않으면 한직으로 발령내거나 감찰을 붙여 비위를 조사하는 식으로 불이익을 줬다. 최근에도 올해 58세 정년을 맞은 한 지방청 간부는 상반기였던 생일을 하반기 음력으로 바꿔 생명을 6개월 연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몇년 새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일고있다. 일부 세무서장들이 60세 정년까지 ‘버티기’하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고시 출신 고위직의 솔선수범(?)이 없어지면서부터다. 고시 출신 역시 지방청장을 역임하면 청·차장으로 영전하지 않는 한 퇴직하는 게 관례였는데 이 공식이 지난 정부 때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이런 인사 행태를 본 일선 세무서장들이 더 이상 58세 명예퇴직 관례를 못 따르겠다고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고위직의 내로남불 형태에 세무대 출신 등 일선 서장들이 반란을 일으킨 셈”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예퇴직을 가장한 잘못된 문화가 고쳐지는 것은 좋지만 세무서장 승진이 적체되면서 젊은 직원들과 60세 정년 퇴직자 간에 세대갈등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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