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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미향 의원 부끄럽지 않은가

위안부 합의 전 정부와 4번 면담, 10억엔 인지… 사과와 거취 표명 필요

외교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 상임대표였던 윤미향 무소속 의원과 수차례 만나 합의 내용을 미리 알린 사실이 드러났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지난 26일 공개한 외교부 문건에 따르면 윤 의원은 2015년 3∼12월 4차례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면담을 가졌다. 위안부 합의 발표 하루 전인 2015년 12월 27일에는 일본 정부 책임 통감, 아베 총리 직접 사죄, 일본 정부 예산 10억엔 출연 등의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돼 있다.

외교부 문건 공개 문제가 이슈가 된 것은 2년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 때문이다. 당시 이 할머니는 “일본이 10억엔을 출연한다는 것을 윤미향만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합의 발표 전날 외교부로부터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다. 알고도 알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윤 의원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10억엔 출연은 합의안에 없었다”거나 “(전날이 아닌)합의 당일 알았다” 식으로 언급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린 것이다. 윤 의원은 문건이 공개되자 “‘소녀상 철거’와 ‘불가역적 해결’ 등 굴욕적 최종 합의사항은 외교부가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항변했는데 교묘한 회피다. 위안부 할머니는 왜 10억엔 출연을 숨겼냐고 따지는데 “다른 내용은 보지 못했다”고 딴소리하는 게 합리적인가. 더욱이 끝까지 몰랐다던 ‘소녀상 철거’ 문제는 2015년 3월 25일 면담에서 거론됐다고 문서에 나와 있다. 이 할머니는 외교부 문건과 관련, “(할머니들이) 합의 내용에 반대할 걸 아니까 얘기를 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금이라도 외교부와의 협의 전말을 털어놓고 이 할머니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윤 의원은 위안부 단체 활동으로 당시 여당 비례대표 의원이 됐다. 하지만 시민단체 활동 당시 업무상 횡령·배임, 기부금품법 위반 등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부동산 비위 의혹까지 겹치며 출당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당 대표가 윤 의원을 제명 명단에 올렸다. 의원 배지만 달고 있을 뿐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에게도 레드 카드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 모든 일이 위안부 합의 논란에서 비롯됐다. 정부 문서로도 나온 사실에 대해 피해자 고통은 외면하고 자기 변명이나 하는 것 자체가 공복으로서 심각한 결격 사유다. 그러고도 의원직을 유지하고 싶은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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