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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속 시한폭탄’ 대동맥류, 파열 직전에야 증상

흉·복통으로 발현 응급대처 필요
고령 환자 수술 대신 시술 성공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큰 혈관인 대동맥이 부풀어 풍선처럼 변형되는 질환이 ‘대동맥류’다. 대동맥의 어느 한 부분이 정상 지름의 1.5배로 커졌을 때 진단된다. 발생 부위는 복부가 75%, 흉부 25% 정도다. 이런 흉·복부 대동맥류는 천천히 커지다가 갑자기 터질 수 있기 때문에 ‘몸 속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보통은 증상이 없다가 흉통이나 복통이 생기면 파열 직전이나 파열 상태를 뜻하므로 촌각을 다투는 응급 대처(수술 혹은 시술)가 필요하다.

특히 대동맥뿐 아니라 분지 혈관(대동맥에서 뻗어나간 혈관)까지 병이 침범된 경우엔 수술이 필요하다. 이땐 70㎝ 이상의 큰 절개(개흉·개복)를 통해 대동맥류 부위를 전부 인조 혈관으로 대체해야 한다.

고령 환자의 경우 수술 시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합병증이나 사망 발생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국내 의료진이 처음으로 70세 이상 환자 2명을 힘든 수술 대신 피부를 통해 대동맥에 스텐트(혈관 넓히는 도관)를 집어넣는 시술로 치료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대동맥혈관센터 송석원 교수팀은 독일에서 개발돼 국내 최초로 도입된 ‘T-branch 스텐트 그라프트’를 흉·복부 대동맥 부위에 장착한 후 4개의 분지 혈관(복강동맥·상장간막동맥·양측 콩팥동맥)에 차례로 삽입하는 데 성공했다. 의료진은 “이론적으로는 간단해 보이지만 각각의 분지 혈관을 찾고 스텐트 도관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경험 많은 독일에서도 4~6시간 걸리는데, 우리는 2시간만에 마쳤다”고 설명했다. 시술받은 환자들은 매우 빠르게 회복돼 모두 퇴원했다.

송 교수는 13일 “그간 수술적 치료가 어려웠던 고위험군 흉·복부 대동맥류 환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고령으로 심장 폐 콩팥 등 장기 기능이 떨어진 고위험군은 전체 환자의 약 50%로 추정되고 있다. 송 교수는 “대동맥류는 흡연과 고혈압이 주요 원인인 만큼 예방을 위해 금연과 혈압 관리, 유산소 운동 등을 통해 동맥경화가 오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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