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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대란 피해 확산… 제조·무역까지 타격

화물연대·정부 4차 교섭도 결렬
파업 장기화 조짐… 공장 재고 산적
31개 경제단체 “정부가 대처해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1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엿새째를 맞은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물류 대란’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무역부터 원자재 유통, 제조에 이르기까지 산업계 전반에서 물류 적체가 빚어진다. 원자재 공급난으로 어려움을 겪은 일부 업계는 가장 먼저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31개 경제단체는 상황을 타개하려면 정부가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파업은 수출입 물동량부터 틀어막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1일까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155건의 애로사항을 접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수입 관련 사안 53건 중 원자재 조달 차질이 24건, 생산 중단이 14건, 물류비 증가가 15건이었다. 나머지는 수출 관련 애로사항(102건)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5167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달 같은 시간대(2만1604TEU)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23.9%)으로 줄었다. 컨테이너터미널 장치장의 포화 정도를 의미하는 장치율은 78.5%로 지난달 평균(70%)보다 올랐다.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의 하루 반출입물량은 지난 10일 기준으로 441TEU에 그쳤다. 평소의 10% 수준이다. 올해 들어 금요일 기준으로 의왕 ICD의 하루 평균 반출입물량은 4422TEU였다.

재료와 부품 출하도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여수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석유화학 기업 A사는 지난 10일 공장 3곳 가운데 1곳을 가동 중단했다. 지금처럼 파업이 이어지면 나머지 공장 2곳도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공장 내부에는 재고가 쌓이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업계의 하루 평균 출하량은 평소(7만4000t) 대비 10% 수준으로 추락했다. 시멘트 업계는 수백억원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에 약 18만t을 출하해야 하는데, 출하량이 10% 수준으로 감소했다. 단양, 제천, 영월, 옥계 등의 시멘트 공장에서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재고로 쌓아둔 시멘트를 보관할 공간도 마땅찮은 형편이다. 포스코, 현대제철의 철강 출하량은 하루 7만5000t씩 지연되고 있다. 제철소 관련 물류의 60%는 육로 운송이라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12일도 밤 늦게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두고 4차 교섭을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포스코는 13일부터 포항제철소의 일부 생산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31개 경제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시멘트, 석유화학, 철강은 물론 자동차와 전자부품의 수급도 차질을 빚고 있어 우리 경제 버팀목인 제조업과 무역에 막대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제단체들은 정부에 “업무개시 명령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협상 타결이 늦어지면 물류난 충격은 전에 없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까지가 고비라는 분석도 나온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버틸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주말까지가 고비다”면서 “부산항에서 화물차량들이 출구를 막아 운송이 불가능해지는 식으로 집회 양상이 더 격해진다면 ‘물류 대란’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택현 황인호 김지애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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