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노력으로 살아온 게 아니라 나의 은혜로 네가 여기까지 왔다”

[박용미 기자의 Song Story] 조성은 작사·작곡 성가 ‘은혜 아니면’

조성은 작곡가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성가곡 ‘은혜 아니면’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진현 포토그래퍼

예배음악과 CCM이 인기를 얻고 있는 요즘 성가곡이 주목을 받기란 상대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성가곡은 부르기 어렵다는 편견 때문일 텐데요. 그런데 지금까지 10년이 넘게 불리며 사랑받는 성가곡이 있습니다. 바로 ‘은혜 아니면’ 입니다. 이 곡은 교회 성가대는 물론이고 팝페라 가수들도 자주 부르면서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은혜 아니면’을 작사·작곡한 조성은(38) 작곡가를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났습니다.

조씨는 ‘작곡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다르게 앳된 얼굴을 가진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300곡이 넘는 성가곡과 가곡을 작곡한 베테랑입니다. 심지어 ‘은혜 아니면’은 그가 스물다섯 살일 때 작곡했습니다. 그는 “‘은혜 아니면’이 이렇게 오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며 “그저 내 마음속에 있는 하나님에 대한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그 순수함을 하나님께서 예쁘게 보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남 진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의 아버지 조용행 참아름다운교회 목사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하는 신앙을 자녀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진주는 문화예술공연이 발달한 곳이 아니었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영화음악을 들으면서 ‘하나님을 높여드리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꿨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2003년 중앙대 작곡과에 입학했습니다. 그곳에서 성가곡 작곡에 대한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당시 학교에 윤학원 교수님이 계셨는데 인천시립합창단 상임 지휘자셨어요. 1학년들을 정기공연에 초청해 에릭 휘터커가 작곡한 18성부 성가곡 ‘When David Heard(다윗이 그 소식을 들었을 때)’와 앵콜곡 ‘주기도’를 들려주셨는데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말씀을 담은 가사가 있는 성가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자’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막연했던 꿈이 구체화 된 거죠.”

그 후 2학년 때 쓴 성가곡 ‘주 성령 내 맘에’가 윤 교수가 매년 출판하는 성가곡집 ‘예수 나의 기쁨’에 실리면서 그는 작곡가로 이름을 알리게 됐습니다. 졸업 후에도 꾸준히 성가곡과 가곡을 발표하다가 2009년 ‘은혜 아니면’을 발표했습니다. 메인 멜로디는 20분 만에 작곡했을 정도로 작업이 수월했다고 합니다. 가사에는 그가 신앙생활을 하며 느꼈던 솔직한 간증을 담았습니다.

“목회자 자녀로 살면서 주변 사람들이 저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완벽하게 살아야 할까’ ‘어려움도 무조건 참아야 할까’ 불만도 있었죠. 그런데 하나님께서 ‘너의 노력으로 살아온 것이 아니다. 나의 은혜로 네가 여기까지 왔다’는 마음을 주시더라고요. 또 목회자의 자녀라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야 한다는 깨달음도 주셨고요.”

‘나의 노력과 의지가 아닌/오직 주님의 그 뜻 안에서/의로운 자라 내게 말씀하셨네/완전하신 그 은혜로’와 같은 가사에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모든 것을 내어 맡기는 그의 신앙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듣는 이에게도 값없이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와 감격의 마음이 일어나게 합니다.

그는 작곡가이지만 곡보다 가사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사에 그 노래의 본질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성가곡과 가곡이 형식적으로는 비슷해도 노랫말에서 차이가 나고, 성가곡과 CCM은 형식은 다르지만 하나님을 찬양하는 마음은 같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듣는 이가 하나님을 기억할 수 있고, 혹은 하나님이 궁금해지고 알고 싶어지는 곡과 가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선교지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찬양을 불렀는데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아직도 어느 나라에서는 음악이 상류층의 전유물이잖아요. 언젠가는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담긴 저의 음악을 나누고 싶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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