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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원+예수제자… 두 교회의 ‘행복한 결합’

지난주말 교회 합병 감사예배

이상태(왼쪽) 서울 평원교회 원로목사와 임채근 담임목사가 지난 14일 서울 강동구 교회 목양실에서 두 손을 맞잡은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지난 14일 서울 강동구 평원교회 목양실에 들어서자 온화한 미소가 부자(父子)처럼 빼닮은 두 목회자가 인사했다. 이 교회 이상태(72) 원로목사와 사흘 전 2대 담임목사가 된 임채근(57) 목사였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담임목사 취임 감사예배에선 한 가지 제목이 덧붙여졌다. ‘교회 합병’이다. 이날은 평원교회와 예수제자교회가 한 교회로 공식 출발한 날이기도 하다. 평원교회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예수제자교회는 합병 전까지 개척 5년 차를 맞은 상가교회였다. 하지만 이 교회 담임이었던 임 목사는 성도들과 하나의 지향점을 품고 기도해 왔다.

임 목사는 “성도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중에도 성도들과 교회 공동체의 물리적·영적 연합(합병)을 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산율 저하와 줄어드는 기독교 인구수를 고려할 때 임대료 부담이 큰 미자립교회와, 예배당을 소유했지만 성도가 많지 않은 교회가 연합할 때 훨씬 견고한 신앙 공동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기임대 계약이 가능했음에도 예수제자교회가 1년짜리 계약을 매년 갱신해 온 것도 언제든 연합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교회 합병을 위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설립 41주년을 맞은 평원교회는 이 목사의 원로 추대와 함께 후임 목회자 청빙에 나섰다가 난관에 봉착했다. 청빙위에서 결정한 목회자와 1년여 시간을 보냈지만 공동의회에서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 목사는 “교회를 개척한 목사로서 은퇴를 앞두고 황망한 마음이 컸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나님께 통곡하며 기도하던 중에 청빙 당시 후보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임 목사가 떠올라 바로 연락을 했다. 그게 지난해 12월이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건강한 후임 목회자가 필요했던 교회와 안정적 예배 처소를 소망하던 교회가 마음을 합한 것이다. 위기도 있었다. 두 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으로 교단은 같았지만 노회가 달라 목회자 파송 관련 교단법 적용에 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이 목사가 두 노회 관계자들을 만나 진솔하게 비전을 소개하며 설득한 끝에 양측 모두에게 격려받는 합병으로 결론지을 수 있었다.

두 교회는 지난 2월 13일 합병 찬반 투표를 동시에 실시해 ‘찬성 100%’로 응답했고 한 주 뒤부터 평원교회에서 한 교회 성도로 예배를 드렸다. 교회는 지난 4개월 동안 견고한 공동체를 이뤘고 시무 장로도 4명에서 8명으로 늘면서 부서별 사역에도 탄력이 붙었다. 두 목회자는 향후 교회 비전을 이렇게 소망했다. “평원교회엔 ‘평화 동산’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성도들의 기도로 이 땅에 평화가 깃들고 나아가 통일 후 북한에도 평원교회가 세워지길 소망합니다.”(이 목사) “지혜로운 준비 과정을 거친다면 교회 합병은 안정적인 예배 공동체를 이룰 방법이 될 겁니다. 위기의 시대에 지혜가 샘솟는 공동체로서 기여하고 싶습니다.”(임 목사)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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