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행동 없으면 회개 없다” 미 남침례회의 결단

성 학대 놓고 총회서 역사적 표결

미국 남침례회(SBC)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총회에서 총대들이 목회자들의 성 학대 의혹을 규명하는 안건에 투표용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줄스 우드슨씨 SNS 캡처

홀로 아이를 키우는 줄스 우드슨씨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 있었습니다. “역사적 순간을 현장에서 보고 싶다”며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는 그녀는 역사가 실현되는 걸 목격했습니다. 이날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세계 최대 교단인 미 남침례회(SBC)는 14일과 15일 이곳에서 총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된 안건을 표결에 부쳤습니다. 지역교회 대표인 7000여명의 메신저들이 노란색 투표용지를 일제히 들어 올리는 순간 우드슨씨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메신저들은 성적 학대 태스크포스(TF)가 제시한 두 가지 권고 사항을 채택하는 데 압도적으로 찬성했습니다. 성적 학대 혐의를 받는 목사와 교역자를 추적하는 방법을 만들고 교단의 추가 개혁을 감독할 새 TF를 발족한다는 내용입니다. 폭스뉴스와 NBC 등 언론은 ‘남침례교의 새로운 역사적 순간’ 등 의미를 부여해 보도했습니다.

결과를 내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교단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조사 자체를 반대했습니다. TF를 이끈 브루스 프랭크 목사는 총회 기간 메신저들을 만나 개혁을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선교에 어려움을 준다”는 우려엔 “이리로부터 양을 보호하는 게 선교”라고 설득했습니다.

채택된 내용에 아쉬움도 있습니다. 생존자 보상, 교회 대응 방안 등을 위해 독립적인 위원회를 만들어 달라는 생존자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프랭크 목사가 투표 결과를 ‘최소한’이라 표현하며 “SBC 문화를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본 이유입니다.

우드슨씨는 언론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작지만 건강한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베스트셀러 저자인 베스 무어는 자신의 SNS에 “열왕기하 2장 1절을 수없이 읽었다. 엘리야에게 하셨듯 주님은 그의 일을 하셨다”고 적었습니다. SBC는 학대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피해자’(victim)가 아닌 ‘생존자’(survivor)라 표현했습니다. SBC 결정이 세계 교회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프랭크 목사의 말입니다. “행동이 없으면 회개도 없습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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