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태국 ‘배틀그라운드’ 열기 후끈… 자국팀 ‘치킨’ 차지하자 우레같은 함성

펍지 네이션스 컵 2만여명 찾아
부스에 긴 행렬, 굿즈 구입도 러시
한국 초창기와 닮았다는 평가도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펍지 네이션스 컵(PNC)’ 행사장에 구름 관중이 몰렸다. 사진은 부스 체험을 위해 길게 줄 서 있는 팬들의 모습. 크래프톤 제공

섭씨 37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도 태국 젊은 게이머들의 ‘배틀그라운드(펍지)’ 사랑은 각별했다. 20여 년 전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휘몰아쳐 e스포츠 대회가 태동했을 때가 떠오를 만큼 태국 현지의 ‘겜심’은 해맑은 구석이 있었다.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이 개발한 토종 게임이다. 지금껏 국산 게임의 글로벌 규모 e스포츠 성공 사례는 없었는데, 크래프톤이 그 길을 차츰 개척해나가고 있다.

23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펍지 네이션스 컵(PNC) 2022’에 2만600명의 집관객이 현장을 찾았다. 나흘 동안 주요 4개 권역(중국 제외)의 온라인 시청자는 최고 51만5000여명까지 늘어났다. 고유 시청자(UV)는 110만명에 달했다. PNC는 각국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 4명이 한 팀을 이뤄 국가명으로 출전하는 국제대회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브라질, 태국, 베트남, 중국, 일본, 영국, 핀란드 등 16개국 80명의 선수가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우승컵은 영국 팀이 차지했다.

크래프톤은 배틀로열 게임을 VR 등으로 체험하고 굿즈(게임 상품)를 살 수 있는 대형 부스를 별도 마련해 운영했다. 현지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형적인 우기인 6월, 섭씨 37도에 습도가 75%에 달하는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부스 인근 팬들은 순서를 놓칠까 빼곡히 줄을 서 주최 측이 준비한 게임을 체험하고 굿즈를 구입했다. 예상보다 높은 호응에 주최 측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크래프톤 한 관계자는 “넉넉하게 준비한 굿즈가 당일 모두 소진될 정도로 기대를 뛰어넘는 반응”이라면서 “저희도 많이 놀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태국 시장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대회장 열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평일 저녁인데도 관중석이 꽉 찰 정도로 팬들은 배틀그라운드 국가대항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팬들의 뜨거운 함성을 한몸에 받은 선수들은 손을 번쩍 들어 호응하는 등 화답했다. 대회 셋째 날 태국 대표팀이 처음으로 ‘치킨(마지막에 이겼다는 게임 용어)’을 차지하자 대회장에 빼곡히 앉은 팬들의 함성이 장내를 가득 메웠다. 흡사 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이 이긴 듯한 환호성이었다.

팬들은 태국 팀이 일찍 탈락한 후에도 위로의 갈채를 보냈다. 태국은 전체 16개 팀 중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로키’ 박정영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태국 팀이 ‘치킨’을 먹었을 때 함성이 우승한 것처럼 들리더라. 홈의 이점이 이런 거구나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이민호 크래프톤 e스포츠 총괄은 “오랜만에 개최한 오프라인 대회에 정말 많은 태국 팬들께서 현장을 찾아주셨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국 상하이 봉쇄 등 어려움이 정말 많았지만 모두 극복하고 ‘국가대항전’이라는 펍지 만의 유일한 브랜드를 되살릴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 “토종 게임의 글로벌 e스포츠화를 위해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방콕=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