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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찰의 독립, 그런 건 없다

김태규 변호사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인정하기가 무섭게 경찰의 독립이라는 말이 나온다. 수사는 사법관에 의한 주재를 전제로 하므로 경찰의 수사권 독립도 법이론적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법원의 독립은 삼권분립의 대원칙 속에서 수용될 수 있으나 경찰의 독립은 생경하다. 사법관으로 구성된 검찰에도 쉽사리 독립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경찰이 가진 힘은 막강하다. 경찰 인력은 약 13만명에 달한다. 그중에서 수사 인력이 3만4000명 정도다. 담당하는 업무도 국민의 생명과 신체 및 재산의 보호, 범죄의 진압 및 수사, 대테러 작전 수행, 교통 단속 등 방대하다. 이런 거대한 권력을 한 국가기관에 부여하려면 응당 권력을 어떻게 견제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제 수사권까지 챙긴 경찰에 조직의 독립까지 부여하고 나면 앞으로 국민은 경찰의 관용에 의지해 살 궁리를 해야 할지 모른다. 제도론은 누구의 관용이나 선의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경찰의 독립을 말하는 자는 군대의 독립을 말하는 자와 다르지 않다. 국가의 근본적 책무는 국토를 방어하고, 치안을 유지하는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통치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은 군대와 경찰을 통해 이런 국가적 책무를 수행한다.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을 가지듯 경찰에 대해서도 당연히 지휘 감독할 권리를 가진다. 이런 기관 구성의 원리에 따라 대통령이 자신의 대리인인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해 경찰을 관리 감독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행안부 장관 소속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조직 설치를 권고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경찰의 독립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준사법기관으로 경찰보다 더 중립성이 요구되는 검찰도 법무부 내에 검찰국이 설치돼 있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 고위직 인사에 대해 제청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인사는 민정수석과 경찰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신설 조직은 행안부 장관의 제청권을 현실화하고, 경찰의 견해를 제대로 수렴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현행법에 충실한 운용을 가능하게 한다.

국가경찰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하는 견해도 있으나 이는 눈가림용이다. 국가경찰위원회는 행안부 소속으로 돼 있지만 그 사무는 경찰청에서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기에 경찰에 대한 통제나 감독은 기대하기 어렵다. 2024년이면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도 경찰에 귀속된다. 경찰로 권한은 집중되는데, 그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및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경찰은 행안부뿐 아니라 다른 국가기관의 지휘나 감독도 피하겠다는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러면서 자치경찰을 통한 지방분권화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고 견제를 불편해하는 경찰 조직을 국민이 원할지 의문이다.

김태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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