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조선초 산수화 걸작 ‘독서당계회도’ 고국 품으로

해외 반출… 문화재청 美 경매서 매입
선비들 모임 묘사 1531년 제작 추정
고궁박물관 내달 7일부터 일반 공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구입해 국내에 들여온 ‘독서당계회도’. 조선 중종 때인 1531년 무렵 한강 옥수동 인근에서 선비들의 뱃놀이를 그린 작품으로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미국 경매에 나왔다. 조선 초기 산수화 중에서도 수작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 제공

조선 중종(재위 1506∼1544) 연간인 1531년 무렵 한강 동호(東湖·뚝섬에서 옥수동에 이르는 곳) 일대에서 선비들이 뱃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묘사한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가 국내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이 작품을 구매해 국내에 들여왔다고 22일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실경산수 계회도(모임을 기록한 그림)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조선에는 젊은 문신에게 휴가를 줘서 학문에 전념하게 하는 사가독서(賜暇讀書) 제도가 있었다. 중종은 1517년 현 옥수동 일대인 두모포 정자에 독서당을 새로 짓고 집 대신 이곳에서 책을 읽게 했다.

이 그림은 가로 72.4㎝, 세로 187.2㎝ 긴 족자 형태로 상단에 ‘독서당계회도’라는 제목이 전서체로 쓰여 있고, 중간에 젊은 관료들이 배를 타는 장면이 묘사됐다. 뒤로 응봉(매봉산)과 그 너머 남산 북한산 도봉산이 보인다. 아래에 모임에 참여한 12명의 이름과 호, 본관, 생년, 사가독서 및 과거급제 시기, 품계와 관직 등이 기록됐다. 백운동서원을 세운 주세붕, 예조참의와 대사헌을 지낸 성리학자 송인수 등이 등장한다.

이 작품은 현전하는 16세기 독서당계회도 3점 중 제작시기가 가장 빠르다. 해외 반출 경위는 명확하지 않지만, 일본 교토국립박물관장을 지낸 간다 기이치로(1897∼1984)가 한때 소장했다. 경매 출품 시 추정가는 50만∼70만 달러(6억4000만∼9억원)였다. 다음 달 7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특별전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