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업 챙기는 신동빈, 양극박 소재 1100억 베팅

롯데케미칼, 소재 사업 통합 가능성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현지시간으로 21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국제 소비재기업 협의체 ‘소비재포럼(GCF)’에 참석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롯데 제공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든 롯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경쟁 업체보다 늦게 뛰어든 만큼 과감한 투자로 그 격차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에 힘을 싣고 있다.

2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에 조성된 ‘롯데 클러스터’를 방문했다. 롯데 클러스터에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 공장이 있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알미늄에서 3000억원을 투자한 솔루스첨단소재의 음극박 생산 공장도 인접해 있다. 신 회장은 이 중에서도 롯데알미늄 공장을 찾아 그룹이 유럽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11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양극박 생산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롯데알미늄 헝가리 공장은 연간 1만8000t 규모의 이차전지용 양극박을 생산할 수 있는 유럽 유일의 양극박 전용 공장이다. 지난 2020년 롯데가 11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지었고, 다음 달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그룹 총수가 출장 중에 추가 투자를 발표한 걸 두고 재계에서는 전사 차원에서 혁신을 꾀하려는 의지가 읽힌다고 분석한다.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역량 있는 회사,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드는 데에는 중장기적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핵심이다. 혁신의 롯데를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었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전기차 시장의 밸류체인이 어느 정도 굳어져 있는 상황에서 롯데가 그 틈을 파고드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양극박의 경우 다른 소재보다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 최근 투자 행보만 보면 추진력이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화학 계열사들은 모두 배터리 소재에 관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분리막 소재와 전해액 유기용매, 롯데정밀화학은 음극박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경우 지난 5월 비전 선포식에서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 도약이라는 목표로 2030년까지 전지소재 사업에만 4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었다. 최근에 글로벌 석유화학업체 사솔의 화학부문인 사솔케미칼과 손을 잡고 전해액 유기용매 해외 공장 건설도 추진키로 했다.

그룹 내 배터리 소재 사업을 롯데케미칼 중심으로 통합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배터리 소재사업을 총괄하는 현지법인의 설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었다. 미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요를 감안해 양극박이나 전해액 유기용매의 생산기지 설립을 검토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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