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살리기 나선 尹정부, 연내 925억 규모 일감 긴급 지원

협력업체에 2025년까지 1조 공급
올해 2000억 규모 유동성 지원도
정부 재정 투입 업계 ‘숨통 틔우기’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원전산업 협력업체 대표들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원전업계에 응급조치를 해 살려놓으면 전후방 연관 효과가 나 우리 경제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지훈 기자

정부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사실상 고사 위기에 있는 국내 원전업계를 살리기 위해 올해 925억원의 긴급 일감을 발주한다. 또 원전 협력업체 유동성 지원과 원자력 연구·개발(R&D) 등에 올해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 직후 이런 내용을 담은 원전산업 협력업체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안에 원전 예비품 비축과 신한울 3·4호기(경북 울진) 건설 재개를 위한 설계 분야 일감 등에 925억원을 긴급 공급한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 사업은 윤석열정부가 최대한 빨리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과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를 고려하면 일러도 2025년쯤에야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정부가 설계 일감부터 추진하는 건 그만큼 국내 원전업계 사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의 원자력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의 여파로 원전 협력업체들의 매출은 2016년 5조5034억원에서 2020년 4조573억원으로 26.3% 줄었다. 특히 수출이 1억2641만 달러(2016년)에서 3372만 달러(2020년)로 4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데 자국이 탈원전 한다고 하는 나라의 원전을 누가 수입하려 했겠느냐”고 말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원전 안전성 증진을 위한 설비개선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원전 공기업 추가 투자 등 명목으로 총 1조원의 일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울 3·4호기가 건설되면 원전 협력업체의 예상 발주 물량이 약 6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전까지 일단 정부 재정을 투입해 숨통을 틔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대부분 중소기업인 원전 협력업체의 유동성이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한수원을 중심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각종 정책자금과 기술보증 등을 합쳐 3800억원의 금융 지원도 전개한다. 원자력 관련 R&D에도 올해 6700억원을 투자한다.

이와 함께 연말까지 원전산업의 밸류체인을 심층 분석해 이를 토대로 향후 핵심 기자재 국산화 개발과 원전 협력업체 수출 지원을 위한 해외 수요연계형 R&D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원전 미래 먹거리인 혁신형 SMR(소형모듈원전) 개발·상용화에 2028년까지 3992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또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장 체코나 폴란드 등 원전 건설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국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다음 달 출범시키고, 원전 수출 가능성이 있는 주요국 공관을 원전수출거점공관으로 지정해 원전수출전담관을 파견할 계획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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