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당대표 징계 심의… 내달 7일 이준석 소명 듣고 결론

윤리위, 김철근도 징계 절차 개시
이 대표 측과 초반부터 신경전
중진 의원 “당이 늪에 빠져” 우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가 열리기 전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국회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 대표의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의혹을 심의 중인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첫 회의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22일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교사’ 징계 심의를 위한 회의를 열고, 다음 달 7일 추가 회의를 열어 이 대표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여부와 수위를 심의·의결하기로 했다.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리위는 또 증거인멸 의혹 관련 ‘품위유지 의무 위반’ 명목으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도 개시하기로 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5시간가량 국회 본관 228호에서 심의를 진행했다. 9명의 윤리위원 중 8명이 참석했다. 여당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 대상이 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날 윤리위에는 김 정무실장이 출석해 1시간 30분가량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명했다. 김 실장은 이 대표 지시를 받고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제보자에게 7억원의 투자각서를 써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회의 도중 기자들을 만나 “보셨듯이 (김 실장이) 출석했고, 소명을 충분히 들었다”며 “위원들과 충분히 토의해서 결론을 내리는 데 지혜를 모을 시간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리위와 이 대표 측은 회의 초반부터 회의록 작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 측은 윤리위가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채 회의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직원들이 지금 작성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당대표실에서 결과를 기다리며 대기했다. 이 대표는 앞서 오전 한 언론사 행사에서 “(윤리위) 출석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거절한 적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이 대표는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제게 성상납 문제가 있어야 그것에 대한 증거인멸을 할 것 아니냐”며 “또 증거인멸이 인정돼야 교사도 (인정이) 되는데 이 단계도 안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2013년 8월 이 대표가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 측으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윤리위는 이날 회의에서 이 대표가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김 실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봤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 징계 문제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징계를 받는다면 당에 치명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변할 수 있는 정당’이라는 기대감을 줬다. 그게 사라지면 다음 총선도 기약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근거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수십만 당원이 뽑은 당대표를 징계하면 당은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윤석열정부 국정 운영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징계 여부를 떠나 이번 사태의 여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당대표가 민감한 의혹에 연루되고, 윤리위가 열린 것만으로도 당은 늪에 빠졌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들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이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고 정리할 건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구승은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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