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아 없어지는 쇠처럼 치열하게 임할 것”

이병수 고신대 신임 총장

이병수 고신대 총장이 지난 20일 부산 영도구 고신대 총장실에서 신임 총장의 포부와 학교 운영에 대한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고신대 제공

“초연결사회에서는 목소리를 모으고 이를 토대로 힘을 발휘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녹슬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닳아서 없어지는 쇠처럼 쓰임받을 수 있도록 임하겠습니다.”

부산만과 오륙도가 내려다보이는 봉래산 산허리. 그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고신대에서 지난 20일 만난 이병수(65) 총장은 차분하면서도 강단 있는 목소리로 학교를 이끌어 갈 비전을 밝혔다.

뜻하지 않은 총장 직무대행 체제, 총장 선출을 위해 6개월여 동안 3전 4기를 거친 이사회 등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총장 선임 과정은 적잖은 진통을 거듭해야 했다. 이 총장은 그 과정의 시작점부터 후보등록(1차), 단독후보(2차), 후보등록 포기(3차)라는 부침을 겪고 나서야 제4차 후보등록 만에 지난달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총장으로 선임될 수 있었다.

이 총장은 “지난 6개월 동안 인생의 그 어느 시기보다 큰 두려움과 떨림을 경험한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약점과 부족함을 알고도 지지하는 마음을 보여주신 분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무엇이 진정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과정’(롬 8:28)인지를 절절하게 깨닫게 하신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고신대 글로벌교육학부 교수로 강단에 서면서도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부산지부) 자문위원, 부산시민패널단 대표, 국제다문화사회연구소장 등을 맡아 온 그는 지역과 교단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혜안을 제시해 온 전문가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이 시기에 이 직무를 맡게 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적 준비’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며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강조한 것처럼 초연결사회를 맞아 융합과 통합, 포용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 학교를 이끌고 싶다”고 전했다.

인구절벽 시대 속 신입생 유치와 교육환경 개선, 기독교대학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학법 개정 대응 등 그 어느 때보다 시대적 과제가 산적한 현실 속에서 총장직을 수행하게 된 것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핵심은 유기적 협력 플랫폼 구축과 발전기금 모금의 다각화였다.

“합리성과 효율성을 중심축으로 대학 재정을 마련할 것입니다. 고신대, 지역교회, 정부, 공공기관과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되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대학이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자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마련하는 데도 의견을 전하고, 국가 지원 프로젝트와 기업의 사회공헌 기금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고신대의 기독인재 발굴과 양성 과정 지원을 위한 정기후원 시스템도 활성화해 나갈 것입니다. 전국 기독교대학 총장들과 연대하며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이 시대의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한마디를 물었다. “우리 사회가 유력 인사와 그 자녀들이 얽힌 ‘공정성 문제’로 신음할 때 수업 중 한 학생이 그러더군요. ‘교수님. 저는 엄마 찬스도, 아빠 찬스도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찬스는 있다고 생각하며 버텨봅니다.’ 시대가 고통스럽고 절망 가운데 있더라도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가 분명히 예비돼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부산=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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