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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 한·일 저출산 대책 전환 필요

이상훈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저출산 문제는 한·일 양국 모두의 관심사다. 한국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명을 밑돌던 합계출산율이 2021년 0.81명으로 하락했으며, 2024년에는 0.7명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OECD 평균은 2019년 기준 1.61명이다. 우리나라는 평균의 반 정도다. 정부는 지난 24일 인구위기대응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인구감소 속도 완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정부의 다양한 노력에도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왔기 때문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6월 중순 발표된 일본의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2021년 1.3명으로 6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육아 지원 종합계획인 ‘에인절 플랜’을 처음으로 내세운 1994년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법의 정비나 시책을 실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7년 9월 당시 총리였던 아베 신조는 저출산 고령화를 ‘국난(國難)’이라고까지 규정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희망출산율 1.8’이라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그 목표는 실현되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법안을 입안했다. 어린이 정책의 사령탑이 될 정부 조직 ‘어린이가정청’을 내년 4월 출범시키기 위해서다. 심각한 아동 학대에 대한 대응과 저출산 대책이 그 임무라고 한다. 그러나 대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가에는 부정적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일 양국 정부는 지금까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세금 감면과 출산보조금을 지원하는 출산장려, 보육 육아의 확충 등에 중점을 둔 저출산 대책을 시행해왔다. 결혼 후의 정책이 그 중심이었다. 실패라고 할 수는 없지만 출산율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이제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전환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혼인 건수가 최소를 기록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한다. 양국에서 출산은 결혼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 OECD 회원국과 다른 점이다. 2018년을 기준으로 OECD의 평균 혼외출산율이 40.7%인 데 비해 한국의 혼외출산율은 2.2%, 일본은 2.3%에 불과하다. 영국은 48.2%이며 프랑스는 60.4%나 된다. 양국의 저출산은 결혼하는 젊은 세대가 많아져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한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취업 고용 불안정 등 소득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 육아 등 여성의 경력 단절’ 등을 저출산 요인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일본 내각부 조사에서도 소득이나 고용 형태라는 경제 상황이 결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령별, 고용 형태별로 배우자가 있는 남성의 비율을 보면 모든 연령층에서 비정규직 남성의 경우 부인이 없는 경우가 현저히 많았다고 한다. 양국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혼인과 출산을 꺼리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 핵심적 이유가 고용 및 경제의 불안정에 있다는 말이다.

젊은 세대가 안정적 일자리를 갖고 결혼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이제는 저출산 대책의 최우선 순위가 출산장려대책이 아니라 결혼을 희망할 수 있는 안정된 고용과 경제적 불안정 해소가 돼야 할 것이다. 이것이 저출산 대책 전환의 핵심이다.

이상훈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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