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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불신 커졌나… ‘경고’ 수위 높이는 금감원장

관치 금융 논란에 헌법까지 거론
내부통제 개선안 강도 높일 수도

연합뉴스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을 향해 경고 메시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잇따른 메시지에는 검사 시절 굵직한 금융·조세 범죄 수사를 하면서 쌓은 금융권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지난 7일 취임한 이 원장은 금융기관장 중 처음으로 은행장들을 불러 모았다. 지난 20일 열린 간담회에서 이 원장은 “은행들은 금리를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도 “금융 소비자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관치 금융’을 우려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 원장 발언은 강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23일 금융연구기관장 간담회 후 “헌법과 은행법에서 정한 은행의 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금리 등 시장 자율에 맞길 사안을 금감원장이 간섭한다는 불만이 나오자, 헌법까지 거론하면서 은행의 고통 분담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은행권을 향한 연이은 경고 메시지에는 검사 시절 ‘삼성 저승사자’로 불렸던 이 원장의 강골 검사 기질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현대차 비자금,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등을 수사하면서 쌓은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 기류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이 원장이 윤 대통령의 신뢰를 기반으로 감독 기조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원장은 국정농단 사건 수사 때 검찰 선배 변호사들이 껄끄러워했을 정도로 원칙대로 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안다”며 “금융회사 관리·감독에 관해서도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금융사 내부통제 개선안 역시 강도 높은 장치가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들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새마을금고 등에서 잇따라 횡령 사고가 터진 뒤 내부통제 장치뿐 아니라 강화된 감독·검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탓이다.

‘이복현 금감원’의 색깔은 향후 임원 인사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부원장 4명 중 3명이 최근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사 폭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6일 “전임 정은보 원장 때 금감원 임원 14명 중 9명을 교체했는데 이번에 또 물갈이 인사를 하기는 부담스럽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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