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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피란민뿐 아니라 군인도 성경 찾기에 갈급”

세계성서공회연합회 마이클 페로 총무 인터뷰

우크라이나성서공회 아나톨리 레이키네츠(왼쪽) 부총무가 이달 초 우크라이나 동쪽에 주둔한 현지 군부대를 방문해 군인들에게 성경을 건넨 뒤 대화하고 있다. 이터너티뉴스 동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군인들도 성경을 찾기 시작했어요.”

세계 최대 성경보급 기관인 세계성서공회연합회(UBS) 마이클 페로(67·사진) 총무가 전한 우크라이나의 성경 사역 소식이다. 국민일보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페로 총무를 줌(zoom)으로 만났다. 페로 총무의 단독 인터뷰는 국내 언론 중 처음이다.


그는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을 마치고 막 귀국한 상태였다. 현지 성서공회 지부 사역을 점검하고 교회 지도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페로 총무는 “(피란민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군인들도 성경을 구하기 시작했다”고 전하면서 “성서공회에서는 일반 성경 외에 군복 주머니에 들어가는 포켓 크기 신약성서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월 말 러시아 침공 직후 수도 키이우를 중심으로 서점 등에서 성경 품귀 사태가 발생했다. 페로 총무는 “성경 5만권이 사흘 만에 동이 났더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산술적으로 5초에 성경 1권씩 팔려나간 셈이다.

최근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접경국들의 성서공회 지부로부터 “우크라이나어로 된 성경을 보내 달라”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페로 총무는 설명했다. 폴란드 루마니아 몰도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이들 국가로 피신한 피란민이 주된 성경 수요자인 것으로 보인다.

페로 총무는 성경 품귀 사태와 관련해 “심적으로 평온한 상태가 무너질 때 하나님을 찾는 것 같다”면서 “특히 여성과 아이들이 성경을 찾는 비율이 높다”고 덧붙였다. 또 현 상황에서 성경 완역본 보급이 어려워 트라우마나 재난, 재앙 등에 관한 성경 구절만 따로 뽑은 말씀 책자를 현지에 보급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는 성경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페로 총무는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는 우크라이나 난민뿐 아니라 내전을 겪고 있는 여러 나라의 난민이 머물고 있다”면서 “이들 중에는 자신의 나라 언어로 된 성경이 없다면서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페로 총무는 “인류애가 사라지고 척박해지는 삶 속에서 사람들은 영적으로 갈급해하는 동시에 위기의 근원을 알고 싶어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궁금해한다”면서 “그 해답을 성경에서 찾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통에서 ‘성경의 기적’을 세상에 알린 우크라이나성서공회는 활발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바이블 하우스(Bible House)’를 만들어 현지 교회 성도들이나 타 종교 신자들까지 한데 모아 성경 말씀을 나눈다. 50명 직원 중에는 군목으로 군인과 환자를 돌보는가 하면, 일부는 접경국 피란민 시설에서 봉사를 펼치고 있다.

2012년 취임한 페로 총무는 올 연말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의 아내 드보라 페로는 “성경 사역에 있어서 은퇴는 없다. 사역지만 바뀔 뿐”이라며 “은퇴(retire)가 아닌 ‘새로운 고용(rehire)’이다. 우리 부부에게 성경 사역은 평생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언어로 성서를 보급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1946년 설립된 UBS는 지난해에만 전 세계 성서공회 지부를 통해 7억9400만여명이 사용하는 90개 언어로 성서를 번역했다. 올 초 기준으로는 전 세계 총 7376개 언어 가운데, 성경전서는 719개 언어로 번역해 보급했다. 신약성서는 1593개, 단편성서는 1212개 언어로 각각 번역됐다. 하지만 아직 단편성서조차 번역되지 않은 언어는 3852개에 달한다.

유경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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