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전쟁 시대, 에너지 다변화로 ‘파고’ 넘어라

[리셋! 에너지 안보] <1> 에너지 패권 경쟁 본격화


‘경제’가 주도하던 에너지 공급망 패러다임의 무게 추가 ‘안보’로 급격하게 바뀌어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부른 현상이다. 전쟁 영향에 석탄·석유·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는 ‘워플레이션’(Warflation·전쟁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과 마주한 각국은 에너지 독립을 위한 대안 찾기에 나섰다.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탄소중립이라는 방향성에 부합하는 에너지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원전과 수소, 재생에너지가 이 조건을 충족하는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국민일보는 이와 관련해 에너지 정책 전반 점검 및 재설계를 모색하는 연중 시리즈를 시작한다.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15일 공개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변화와 장단기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향후 에너지 공급망 패러다임이 경제에서 안보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액화천연가스(LNG)를 무기화하면서 에너지 패권경쟁이 시작된 점을 예로 들었다.

연구원은 한국형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필요한 자원으로는 원전, 수소, 재생에너지를 비중 있게 꼽았다. 원전의 경우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 요건을 적기에 완화해 정비·확충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이를 통해 전력 공급 안정성과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정부 국정과제에도 반영돼 있다. 연구원은 또 재생에너지는 원전과 연계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수소의 경우 해외에서 친환경 수소인 ‘그린수소’ 등을 도입할 수 있는 선제적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희소 광물 자원의 안정적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에너지 안보에 취약한 편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연간 총수입액 중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3%에 달한다. 에너지 수입액 증가는 휘발유값 증가 등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연이은 무역수지 적자 주범이기도 하다. ‘한국형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에너지원으로 원전이 재조명되고 있다. 석유·석탄·LNG와 달리 원전은 안정적 공급을 가장 중시하는 에너지 안보 면에서 강점을 지닌다. 탄소 배출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존에 원전 건설을 진행해 온 체코·폴란드 외에 영국 등 다른 국가들이 갑작스레 신규 원전 확대를 꾀하는 것도 이런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재생에너지와 수소 역시 에너지 안보와 친환경을 다 잡을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발표한 에너지기술 실태조사를 보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2030년 에너지 산업 전망에 대한 질문에 ‘재생에너지’ ‘수소’ ‘원자력’ 순으로 전망이 밝다고 답했다. 박호정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28일 “에너지 안보는 진보와 보수, 좌우 진영 대립 과제일 수 없다. 시대적으로 관철돼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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