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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민선 8기, 무조건 뒤집기는 그만

남혁상 사회2부장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자치단체장들의 임기가 내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선거에서 지자체장이 교체된 166곳 중 151개 단체에 인수위원회가 설치됐다. 단체장이 새로 선출된 13개 광역시·도에선 모두 인수위가 구성됐다. 재선된 서울 부산 경북 전남은 별도 조직이 가동됐다. 민선 7기까지는 지자체에 인수위를 설치할 법적 근거가 별도로 없었지만 올해 초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인수위를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인수위는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행정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양측 간 알력 또는 갈등 역시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이번에도 일부 지역에선 인수위 가동 기간 현직 단체장과 인수위 간 불협화음이 생겼다.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은 얼마 전 당초 예측보다 2배로 증가한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총사업비 보고를 받고 “그동안 거짓말하면서 시민을 속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취임 이후 이 사업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 인수위는 인천시의 수도권매립지 관련 예산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주변 주민의 편익 향상 등에 써야 할 예산을 매립지 사용 종료 등 시정 홍보에 지출했다는 게 그 이유다.

전국 지자체 단체장들이 대거 물갈이되면서 기존 시·도지사들의 이른바 ‘시그니처’ 사업 역시 중대한 변곡점을 맞았다. 원점에서 재검토되거나 아예 폐기되는 사업들이 상당할 듯하다. 인천에서는 쓰레기 매립지 확보 사업이 대폭 변경될 예정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 쓰레기만 따로 처리할 자체 매립지를 옹진군 영흥도에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유정복 당선인은 과거 서울·인천·경기도·환경부 4자 협의체 합의에 따라 수도권 공동 대체 매립지를 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용인시 등 경기도 남부 8개 도시가 추진해 온 특별지자체도 4개 시의 수장이 바뀌면서 출범이 불투명해졌다.

문재인정부의 역점사업 중 하나였던 부산·울산·경남(부울경) 특별연합의 행로 역시 안갯속이다. 국내 첫 특별지방자치단체로, 내년 출범이 목표인 부울경 특별연합에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과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인은 미지근한 반응이다.

민선 8기 지자체장들은 7월 1일 일제히 새로운 시·도정의 첫발을 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약자와의 동행’을 주제로 취임식을 연다. 사회적 배려계층 200∼300명이 참석한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은 취임식에 도민들을 초청해 정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다. 김관영 전북지사 당선인은 사회적 기업인, 어린이, 환경미화원 등을 초청할 예정이다. 이들은 저마다 주민들과의 소통 및 화합에 초점을 맞춰 시·도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거창한 취임식 대신 나름대로 상징성이 있는 취임식을 준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체장이 주도적으로 유권자 선택을 받고 유권자를 대리해 지자체를 운영하는 것은 풀뿌리민주주의의 요체다. 그렇다고 해서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과 사업의 연속성이 끊긴다면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긴 어렵다. 주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려면 전임 단체장의 정책도 수용할 것은 과감히 수용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게 당연하다. 단체장의 소속 정당이 바뀌어도 계속 이어질 충청권 초광역상생경제권, 충청권 지역은행 추진 등이 그 예다. 모든 당선인은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을 위한 소통과 협치를 내세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목소리다. 지방 권력이 바뀌었다고 그 전의 정책을 무조건 뒤집는 게 능사는 아니다.

남혁상 사회2부장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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