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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헌재, “사형제, 살인 등 흉악범 감소효과 있나” 자문

헌재, 법경제학자에 의견 구해
범죄 예방효과는 대립하는 쟁점


궁극의 형벌인 사형에는 범죄예방 효과가 있을까. 명확한 결론을 낸 국내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법경제학자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 달 14일로 예정된 사형제 위헌소원 공개변론에선 헌재가 자문을 요청한 일반적 범죄예방 효과 여부뿐 아니라 헌법 110조 제4항의 해석, 형벌의 본질 등 주요 쟁점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헌재는 직권으로 이달 중순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참고인으로 선정했다. 고 교수는 사형제와 일반적인 범죄예방 효과 사이에 관계가 있는지 의견을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고 교수는 “‘사형제도가 있으면 살인을 포함한 흉악범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느냐’ 하는 차원의 질문”이라며 “너무나 중요한 질문인데 한국에서는 여태 연구가 된 적이 거의 없었다. 미국 등 해외에서 연구된 내용을 정리해 헌재에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형의 범죄예방 효과는 존치론과 폐지론 양측에서도 뚜렷한 근거 없이 주장으로만 맞서는 핵심 쟁점이다. 법무부는 최근 헌재에 낸 변론 요지서에서 “사형의 범죄 억지력은 그것이 통계를 통해 밝혀지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부정돼야 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사형제는 죽음에 대한 공포 본능을 고려한 궁극의 형벌로 위하력이 강한 만큼 이를 통한 범죄예방 기능도 더 클 것”이라는 게 법무부의 논리다.


반대편에선 사형의 범죄억제 효과 유무에 대해 일치된 과학적 연구가 없다는 점을 오히려 위헌의 논거로 든다. 해외에서도 연구자에 따라 사형이 폐지돼도 살인율 증가가 없었다는 연구와 사형 집행을 추가로 실시할 때마다 살인이 억제됐다는 연구가 공종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형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쪽에선 “종신형과 사형 중 어떤 형벌이 범죄 예방에 더 효과적인지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함께 제시한다.

사형이 지닌 응보의 의미에 대해서도 양측은 상반된 견해를 보인다. 법무부는 “형벌의 본질은 응보”라고 규정했다. 피해자 가족의 고통, 일반 국민이 느낄 불안 등을 고려하면 극악한 범죄에는 헌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책임에 상응하는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게 ‘정의 실현’이라는 것이다. 반면 사형 폐지론에선 살인에 대한 복수로서의 사형은 전근대적인 응보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현대의 형벌체계는 더 이상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불리는 탈리오법칙에 근간을 두지 않는다는 취지다.

헌법상 유일한 사형 관련 규정인 헌법 110조 제4항을 놓고도 정반대 해석이 나온다. 해당 조항은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을 단심제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단서조항으로 ‘사형을 선고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했다. 합헌론에선 “헌법은 적어도 문언 해석상 사형제를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반대로 위헌론에선 “비상계엄하 군사법원의 사형 선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 곧 헌법이 사형제를 용납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맞선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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