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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35년간 공익위원 손에 좌우

합의 7회뿐… 표결 결정 ‘권한 막강’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법정 시한인 29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이 전원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동계와 경영계 간의 ‘막판 진통’이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198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처음 구성된 이래 노·사·공익위원이 최저임금을 만장일치로 결정한 건 7번에 불과하다. 그 외에는 노사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공익위원이 캐스팅보트를 쥐는 상황이 거듭됐다. 사실상 최저임금 결정권이 9명의 공익위원에게 있는 셈이다.

최저임금위는 29일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한 심의를 이어갔다. 이날은 법적으로 정해진 최저임금 심의 기한 마지막 날이었다. 노사 양측은 수정안을 내며 최초 요구안이었던 1만890원(18.9%)과 9160원(동결)의 간극을 줄였음에도 서로 입장 차가 커 장시간 격론을 벌였다. 두 차례 수정안에도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자 공익위원들은 이날 9410~9860원(2.7~7.6% 인상)으로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해 중재에 나섰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정부가 추천한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87년부터 지난해까지 35년간 최저임금위가 표결이 아닌 합의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은 7번뿐이다. 가장 최근 합의 사례는 14년 전인 2008년이 마지막이었다.

최저임금이 표결에 들어가면 결과를 좌우하는 건 공익위원들이다.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서로 반대되는 표를 던진다고 가정했을 때 변수로 작용하는 건 공익위원 9명의 표이기 때문이다. 공익위원들은 노사 간 논의가 진전되지 않을 때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해 특정 범위 안에서 수정안을 내도록 하고, 그럼에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공익위원 단일안을 내 표결에 부치기도 한다.

이처럼 공익위원의 영향력이 막대하다 보니 최저임금위 결정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정부 추천 방식에 대한 공정성 문제도 매년 반복되는 논란이다. 고용부는 2019년에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입법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현재 위원회의 구조는 그대로 두되 최저임금 심의의 기준이 될 지표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최저임금위에서는 업종별 구분적용 여부와 적정생계비 반영을 놓고 노사가 힘겨루기를 벌였다. 이와 관련해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지난 21일 제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심의에 활용할 기초자료 연구를 진행하도록 정부에 권고한 상태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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