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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여행에 대한 시대의 의무

한이경 폴라리스어드바이저 대표


다시 해외여행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훅 들어오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움츠려 있었던 여행사들이 앞다퉈 내놓는 매력적인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이 여기저기 쉽게 눈에 뜨인다. 5박6일 다낭·호이안 114만9000원짜리 여행 상품을 보며 나도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한다. 코로나와 격리, 이제는 남의 나라 일인 것만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잊지 말자. 우리 지구인들은 일상생활을 멈추게 한 코로나를 겪었다. 인간과 바이러스의 경계가 여러 이유로 무너졌고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북극·남극 빙하가 녹으며 그 안에 갇혀 있는 고대의 바이러스가 다시 인간 세계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최근까지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반성을 하게 됐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2020년 다보스 포럼에선 지구에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자는 결의를 했다. 탄소 배출량을 절감하기 위해 글로벌 호텔 운영사들은 저마다 전력 소비량, 물 소비량 20% 감축을 외치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도 많은 사람은 고민했고 그 결과로 여행에 대한 새로운 기류의 생각이 나오기 시작했다.

‘Regenerative Tourism’. 세계 웰니스 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에 의하면 이 단어는 2022년에 들어서면서 관광업계에서 가장 핫한 화두 중 하나다. 직역하면 재생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우리는 지금까지 소비적 여행을 했다. 무엇인가 여행지에 기여를 하고 온다는 것은 상당히 낯선 개념이었다. 소비적 행태로는 아무 데나 버리는 쓰레기도 포함이 된다. 아름다운 관광지가 무분별한 쓰레기로 쉽게 지저분하게 된 모습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뿐이겠는가? 바닷가에 버린 비닐·플라스틱병으로 바다의 생태계가 망가지고, 죽은 고래와 물고기 떼 사진이 신문 지상에 나오는 것은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재생여행은 소비만 하는 여행에서 ‘여행지에 어떤 형태라도 뭔가 기여를 하고 오자’라는 보다 차원 높은 책임의식에서 생겨난 여행의 한 트렌드다.

이것은 지나가는 현상이 아니라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021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흥미로운 광고가 났다. 메리어트 호텔 그룹과 워싱턴포스트가 협업해서 ‘Regenerative Tourism’에 대한 3명의 스토리텔러를 선발하는데 워싱턴포스트에서 프로듀서와 온갖 취재 장비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미국 곳곳을 다니며 2022년 1월부터 자기만의 재생여행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면서 휴가철 상관없이 국내 여행객들은 여전히 주말여행을 즐기고 있고, 해외여행의 게이트가 다시 열리고 있다. 다음 세대에 물려줄 지구 환경에 책임이 있는 글로벌 시티즌의 한 사람으로 우리는 정말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여행지에 어떤 형태라도 기여를 할 수 있는지. 호텔에서 매일 새 타월을 써야 하는지, 플라스틱 물병 대신 귀찮더라도 텀블러를 가지고 다닐지 등의 개개인 고민이 커다란 긍정적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이경 폴라리스어드바이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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