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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벤츠 딜러사, 캐피탈과 ‘짬짜미’ 계약… 돈 빼돌린 의혹

하지도 않는 마케팅 용역계약 맺고
페이퍼컴퍼니 세워 통행세 걷어
결국 소비자 차값·리스료에 전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공식 딜러사인 KCC오토가 일부 리스·할부금융 업체(캐피탈사)들과 수행하지도 않는 마케팅 용역 계약을 맺고 페이퍼컴퍼니로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업체들은 차량 구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계약에 응한 뒤 차량 가격의 일정 부분에 해당하는 비용을 매달 KCC오토 가족회사 격인 제3의 주식회사로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용역비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차값과 리스료에 고스란히 전가됐다.

30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KCC오토 내부문서 등에 따르면 KCC오토는 리스·할부금융 업체를 우대 제휴사와 일반 제휴사로 나눠 관리했다. 우대 제휴사에선 리스·할부금융 업체가 고객과 운용리스 계약 체결 시 0.5%(일부 상품 제외)의 수수료를 받았다. 일반 제휴사에게선 약 1.10%의 수수료를 받았다. 예컨대 리스·할부금융 업체를 통해 1억원짜리 2022년식 벤츠 E클래스 차량 한 대를 판매하는 경우 우대 제휴사는 50만원을, 일반 제휴사는 110만원을 수수료로 KCC 오토에 냈다. 지난 4월 기준 KCC오토는 7개 리스·할부금융업체와 우대 제휴 계약 상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공식 딜러사인 KCC오토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에프엠씨파트너즈(FMC)가 일부 리스·할부금융 업체들과 맺은 용역서비스 계약서. 용역의 대가로 차량 운용리스 MSRP(권장소비자가격)의 0.9~1.6%를 내라는 내용이 예시로 적혀 있다. A업체 제공

리스·할부금융업체들이 고객 모집에 유리한 우대 제휴 계약을 원하는 상황이 되자 KCC오토는 우대 제휴 조건으로 에프엠씨파트너즈(이하 FMC)라는 제3의 법인과 용역 서비스 계약을 맺을 것을 제안했다. FMC라는 회사가 리스·할부금융업체의 금융상품에 대한 경쟁력 강화, 고객사 대상 프로모션 등 기획, 안내 등 용역을 제공할테니 비용을 내라는 것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종의 통행세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가 입수한 ‘용역서비스계약서’에 따르면 이 비용의 예시는 차량 운용리스 권장소비자가격(MSRP)의 0.9~1.6% 또는 할부 취급 금액의 0.6~0.9%로 적혀 있다.

해당 계약을 맺은 리스·할부금융업체들은 용역비를 지급했으나 어떠한 용역서비스도 제공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우대 제휴사 관계자는 “고객 수를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계약을 맺었으나 용역으로 제공받은 건 아무 것도 없다. 한 게 없으니 증거랄 것도 없다”고 말했다.

용역을 제공한다는 FMC는 2020년 2월 설립된 주식회사로, 페이퍼컴퍼니일 정황이 농후하다. 국민일보 기자가 FMC의 등기부등본 상 주소지를 찾아가보니 주소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상주 사무실 운영 업체가 들어서 있었다.

더욱이 FMC는 KCC오토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회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KCC오토의 이모 대표가 감사로, KCC오토의 전무들이 사내이사로 등기돼 있다. 이 대표의 가족 등 특수관계인들도 FMC 주주 명부에 올라있다. KCC오토가 FMC를 통해 얻은 용역비 수입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올해 벤츠코리아의 판매량은 월 평균 약 7000대이고 KCC오토가 약 11%(770대) 점유율을 차지한다. 이 중 수백여대가 우대 제휴를 맺은 업체를 통해 판매됐다면 매월 수억원가량이 FMC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KCC오토가 리스·할부금융업체에 요구한 ‘통행세’는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갔다. 업체들이 매달 낸 용역비는 금융상품 금리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FMC와 ‘유령 용역계약’을 맺은 업체를 이용한 소비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월 리스료를 많이 내거나 리스가 끝나고 더 비싼 가격으로 차량을 인수했다.

이에 대해 KCC오토 측은 “캐피탈사에 FMC와의 용역 계약을 요구한 적이 없고 우대 제휴사를 밀어주기 위한 어떠한 행동도 없었다”며 “FMC는 우대 제휴사에 마케팅 용역 물품을 제작 및 증정하고 시장현황정보를 제공하는 등 필요한 용역을 실제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FMC의 마케팅으로 KCC오토 고객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야기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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